알제리 산불지역서 도움 준 남성을 방화범 오인 '광기 살해'

입력 2021-08-16 16:35  

알제리 산불지역서 도움 준 남성을 방화범 오인 '광기 살해'
집단폭행 살해 후 몸에 불 지르고 촬영까지…"집단 히스테리 상태"
가족 "정의가 제역할 하기를"…경찰, 36명 체포해 조사 중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7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산불 현장에서 주민들의 고통을 외부에 알리던 30대 남성이 방화범으로 오인돼 집단 폭행을 당해 숨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산불 피해가 발생한 알제리 북부 티지우주 지구에 있는 라르바 나스 이라덴 마을의 일부 주민이 지난 11일 방화범으로 오인해 붙잡은 남성을 상대로 집단 린치를 가해 숨지게 했다.
지난 9일 시작된 알제리 북부지역 산불로 마을이 불타는 피해를 본 일부 주민은 방화 혐의로 경찰서에 붙잡혀온 이 남성을 경찰차에서 끌어낸 뒤 집단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심지어 일부는 흉기로 남성을 공격하고 죽은 남성의 몸에 불을 지르는 잔혹성을 보였다. 또한 살인 장면을 영상에 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사태 악화를 우려해 공포탄 발사 등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
경찰 관리인 모하메드 차고는 AP통신에 "당시 군중은 집단 히스테리 상태였다. 그들은 경찰 구금상태였던 남성을 끌어낸 뒤 공격했다"며 "경찰관들은 상황이 악화할 것을 우려해 공포탄을 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멜 벤 이스마일(38)로 신원이 알려진 피해 남성은 방화범이 아니었다.
인근 지역에 사는 그는 산불 지역에 들어가 피해 상황을 사진과 영상에 담아 SNS로 전하면서 도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의 외삼촌은 AP통신에 "(그들은) 죽은 뒤에도 그를 괴롭혔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사람들이 그 장면을 촬영했다는 것"이라며 "삼촌으로서 정의가 제역할을 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촬영 영상을 토대로 살인에 가담한 36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체포된 용의자 중에는 3명의 여성과 죽은 남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남성도 포함돼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트위터 등 SNS에는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알제리 북부 산악지역에서는 지난 9일부터 48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 100여 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주민 47명과 화재진압 등에 투입된 군인 28명 등 최소 75명이 목숨을 잃었고, 가옥과 축사 등이 불에 타는 등 엄청난 물적 피해도 발생했다.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은 산불이 방화에 의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고, 이후 당국은 방화 용의자로 22명을 체포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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