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아프간발 난민위기 재연 촉각…결속력 시험대 오르나

입력 2021-08-16 19:34   수정 2021-08-17 12:12

EU, 아프간발 난민위기 재연 촉각…결속력 시험대 오르나
EU, 아프간 개발에 5조5천억원 지원…2024년까지 1조6천500억원 추가지원 예정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장악에 따라 2015년 난민위기가 재연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EU내 공동난민보호정책이나 분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난민위기가 재연된다면 EU의 결속력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에 따르면 이미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이전에 수십만명의 아프간인이 역내나 인근국가로 피난했다.
난민행렬의 기세는 EU 국경 외부에서 지금까지 꺾이지 않은 상황이다.
EU집행위에 따르면 EU 국경 밖 인근 국가에서 올해 받아들여진 아프간 불법 이주자는 4천명에 불과하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만약 EU에 2015년과 같이 132만여명이 난민 신청을 하는 난민위기가 재연된다면 이는 EU의 결속력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EU 27개 회원국은 아직 공동 난민보호정책이나 난민의 공정한 분산에 대해 합의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르가리티스 쉬나스 EU집행위 부위원장은 이탈리아신문 라스탐파에 "아프가니스탄의 위기는 유럽이 새로운 이주협약에 합의할 시점이라는 것을 명백히 한다"고 말했다.
EU는 탈레반에 '개발자금지원 중단'과 '국제사회의 인정'을 카드로 내걸고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고 있지만, 궁색해 보인다고 SZ는 꼬집었다.
엔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강제로 아프간을 장악한다면, 국제사회에서 정부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며 "분쟁의 정치적 해결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호세프 보렐 EU 집행위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만약 다시 폭력으로 이슬람 왕국을 건설하려 한다면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고립될 것이며, 국제사회의 지원의 결핍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이런 개발지원자금 중단이나 국제사회의 인정에 크게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SZ는 지적했다.



EU는 지난 2002년 이후 아프가니스탄 개발지원 자금으로 40억 유로(약 5조5천억원)를 지급했다. 이는 단일국가 지원규모 기준 역대 최대다. EU는 지난해 11월 2024년까지 아프가니스탄 개발을 위해 12억 유로(약 1조6천500억원)를 추가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보렐 고위대표는 이런 지원을 명백한 조건과 연계했다. 아프가니스탄 내 평화적 통합과 여성과 소수자의 기본권 보장 등이 조건에 해당한다.
그는 "여성과 소녀들을 위한 교육 기회 제공 등 지난 20년간 이뤄진 의미 있는 진전이 유지되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에, EU 내에서는 이런 진전에 대해 비관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얼마나 순식간에 붕괴했는지 경악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클라우디오 그라치아노 EU 군사위원장은 폴리티코에서 "우리는 20주 만에 지난 20년의 시계가 되돌려질 것으로 우려했지만, 불행하게도 2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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