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샵 아프리카] 백신 불평등 지속에 "우린 세계 2등 시민 아냐"

입력 2021-08-21 08:00  

[샵샵 아프리카] 백신 불평등 지속에 "우린 세계 2등 시민 아냐"
남아프리카 정상회의서 차퀘라 말라위 대통령 개탄…한인사회 정상회의 개최 '일조'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인은 세계 2등 시민이 아니다."
부국들이 계속해서 부스터샷(3차접종)까지 해가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사재기하는 데 반해 아프리카인들은 백신 접근을 못 하는 상황에서 라자루스 차퀘라 말라위 대통령이 개탄하면서 한 말이다.
차퀘라 대통령은 지난 17∼18일 말라위 수도 릴롱궤에서 열린 제41차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일반 정상회의에서 신임 순회 의장직을 수락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SADC는 남아프리카 지역 16개 회원국의 결사체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 자리에서 "나는 코로나19 백신의 배포와 생산에서 보는 불평등과 격차에 대해 나머지 글로벌 커뮤니티에 대체적 입장을 개진하고 싶다"면서 "이는 오래된 지정학적 틀에 따른 것으로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고 수용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세계를 하나의 동물 농장으로 간주해 일부 국가는 다른 나라들보다 더 대등하고 일부 국적은 다른 국적보다 더 특별하며 일부 인명(人命)은 다른 인명보다 더 가치있다고 여기는 그 틀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퀘라 SADC 의장은 이어 아프리카 국가들은 글로벌 커뮤니티의 정회원이라면서 아프리카인들은 2등 시민 취급받는 것을 거부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모든 곳에서 전 인간의 존엄을 위해서 말이다.
그는 또 아프리카인들이 사람의 생명에 대한 기본권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백신과 관련, 개발자가 누구인지 상관없이 모든 국가에 속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차퀘라 의장은 "나는 반복한다. 아프리카 국가와 국적자들은 글로벌 커뮤니티의 2등 구성원으로 대우하는 것을 더는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SADC 지역 수준에서 볼 때 이는 세계에서 우리의 가장 진정한 친구들은, 우리가 계속 가난 속에 있는 것을 보고 메시아 콤플렉스로 자신들을 우리의 은인이자 해방자로 여기는 이들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백신 양극화가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상황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일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32%가 최소 한 차례 백신을 맞았고 24%는 접종을 완료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 많은 저소득 국가는 1.3%만 최소 한 차례 백신 접종을 한 상태다.

아프리카 인구 13억명은 전세계의 16%에 해당하지만 18일 기준 대륙별 처방 백신 비중은 겨우 1.81%다. 6대주 가운데 사실상 섬인 오세아니아를 제외하고 가장 낮다.
상황이 이런데도 그나마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유일한 코로나19 백신이 대륙내에서 활용되지 않고 도리어 백신이 남아돌아 기증까지 하는 유럽으로 수출돼 이번 주 논란이 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생산되는 얀센 백신 수백만 회분이 유럽으로 수출된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아프리카 보건활동가들이 분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망연자실했다면서 아프리카에 우선 할당을 촉구했다.
그러자 유럽연합(EU)은 얀센 백신을 병에 담는 작업을 하는 남아공 아스펜 제약사와 일시적 합의에 따른 것이라면서 9월 말까지 유럽으로 보틀링 작업을 이동할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 전했다.
한편 이번 SADC 정상회의 개최에 말라위 현지 등 한인사회가 일조했다. SADC는 아프리카에서 아시아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같은 위치로 볼 수 있다.
케냐 등에서 가발업을 하는 최영철 사나(SANA) 회장이 SADC 장관 만찬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말라위 주재 한인 비정부기구(NGO) 연합회(회장 정문수)에서 코로나19 방역용품을 말라위 외교부에 기증했다.

조용덕 말라위 한인회장은 "말라위 외교부에서 한인사회가 말만이 아니라 실제로 SADC 지원에 나서자 놀라워하며 깊이 감사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이번 SADC 정상회의에서 미디어 부문을 지원해 정상들의 공항 도착 장면 등을 영상 촬영하고 CD에 담아 16개국 정상들의 '기프트팩' 일부로 제공하기도 했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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