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대신 포식 곤충이 내뿜는 '공포의 냄새'로 해충 퇴치

입력 2021-08-26 16:34  

농약 대신 포식 곤충이 내뿜는 '공포의 냄새'로 해충 퇴치
美연구진, 무당벌레 기피하는 진딧물서 착안…화학학회서 개발안 발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살충제 대신 포식 곤충이 발산하는 특유의 향으로 공포감을 느끼게 해 해충을 퇴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화학학회(ACS)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곤충학 조교수 세라 허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25일 열린 ACS 가을 회의에서 포식 곤충이 풍기는 "공포의 향"(smell of fear)을 합성해 해충을 무력화할 방안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허먼 박사는 "인간이 불이 났을 때 시각이나 후각으로 위험을 인지하듯 감각을 이용해 위험한 상황을 피하는 것은 드문 것이 아니다"면서 곤충을 비롯한 다른 생물들도 포식자의 위협을 감지할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곤충이 후각 신호에 의존해 먹이와 짝을 찾고 서식지로 몰려드는 점을 통해 포식 곤충의 존재도 냄새로 알아챌 것으로 보고, 식물에 기생하며 즙액을 빨아 먹는 진딧물과 이를 잡아먹고 사는 무당벌레의 천적관계를 중심으로 연구를 해왔다.
진딧물은 개체 수가 많고 병원균을 옮기는 데다 살충제 내성도 증가해 농작물 재배나 정원 관리에서 골치 아픈 해충이 돼왔다.
연구팀은 실험실 관찰을 통해 진딧물이나 무당벌레의 먹이가 되는 해충이 주변에서 무당벌레 냄새를 맡으면 이를 피할 뿐만 아니라 번식률이 줄고 날개를 키우는 능력을 늘리는 등 위험을 회피하는 행동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무당벌레가 발산하는 후각 신호만으로도 진딧물을 퇴치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했다.
우선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해 무당벌레가 발산하는 냄새의 성분을 분석하고, 진딧물의 더듬이에 연결된 '더듬이 세포 전기활동'(EAG) 표시 장치를 이용해 각 성분을 달리하며 반응을 측정했다.
그 결과, 아이소프로필 메톡시피라진이나 아이소뷰틸 멕토시프라진, 2차-뷰틸 메톡시피라진 등과 같은 메톡시피라진계에서 가장 강한 반응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메톡시피라진 향을 확산할 수 있는 방향유로 이용할 수 있는 특수 향 제조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농작물 재배 현장이나 정원에서 실험실에서 얻은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확인한 뒤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상품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무당벌레-진딧물뿐만 아니라 다른 천적 관계로 확대할 수 있는지도 연구해나갈 방침이다.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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