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전기차 집안싸움 시작된다…기아 첫 전용 전기차 EV6

입력 2021-08-27 08:00   수정 2021-08-27 10:07

[시승기] 전기차 집안싸움 시작된다…기아 첫 전용 전기차 EV6
전기차의 정숙함에 가속 능력도 탁월…최대 주행거리는 475㎞
'EV6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에서 GT 모델 제로백 체험도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기아[000270]의 첫 전용 전기차이자 하반기 기대작인 EV6가 출격 준비를 마쳤다.

지난 25일 열린 EV6 미디어 시승회에서 EV6를 몰고 서울 성수동 'EV6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에서 포천의 한 초등학교까지 왕복 142.8㎞ 구간을 주행했다. 시승한 차량은 롱레인지 어스 트림(등급) 사륜구동(4WD) 모델이었다.
포니와 닮은 모습에도 낯선 미래차의 느낌을 풍겼던 현대차[005380]의 아이오닉 5와 달리 EV6는 한결 익숙한 모습에 매끄러운 곡선으로 서글서글한 인상을 풍겼다. 이 때문인지 도로 위에서도 존재감을 과하게 드러내기보다 이질감 없이 스며들었다.
시승을 위해 센터 콘솔에 위치한 시동(전원) 버튼을 누른 뒤 운전석 앞의 계기반(클러스터)을 확인하자 배터리 잔량은 89%, 주행 가능거리는 388㎞(노멀 모드 기준)였다.
77.4kWh 배터리가 장착된 EV6 롱레인지 모델의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산업부 인증 기준)는 475㎞(2WD, 19인치 휠, 빌트인 캠 미적용 기준)다.

핸들링은 생각보다 묵직했지만, 안정감이 있었다.
초반에 좁은 골목길을 빠져나가느라 가속 페달을 가볍게 살짝 밟았더니 다소 예민하게 반응해 가·감속이 매끄럽지 않게 느껴졌으나 곧이어 일반도로로 접어들며 속도를 내자 EV6는 언제 그랬냐는 듯 부드럽게 달려 나갔다.
강변북로를 거쳐 세종포천고속도로 구간에 접어들며 가속 페달을 밟자 EV6는 순식간에 속도를 끌어올리며 치고 나갔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함에 운전의 즐거움이 배가되며 내년 하반기 출시될 GT 모델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EV6 GT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 3.5초에 불과해 국산차 모델 중 가장 빠른 제로백을 자랑한다.
EV6는 시승 중 일부 구간의 호우에도 미끄러짐 없이 안정적으로 달렸다.

EV6는 스티어링 휠에 있는 패들 시프트로 회생 제동 단계를 조절할 수 있다. 가장 강한 회생 제동인 4단계가 되면 i-페달 모드가 활성화돼 가속 페달만으로 감속은 물론 정차까지 할 수 있다.
회생 제동은 감속이나 제동시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으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갑자기 속도가 떨어질 수 있어 전기차의 승차감을 좌우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EV6의 경우 1단계로 설정하자 0단계일 때와 큰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주행에 불편함이 없었다.
다만 회생 제동 단계를 높일수록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더 많은 힘을 줘야 할 정도로 뻑뻑해져 다리가 살짝 뻐근하기도 했다. 특히 i-페달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때 아이오닉 5보다 감속의 정도가 다소 크게 느껴졌다.
돌아오는 길에는 에코 모드로 전환하고 정속 주행을 하며 배터리 충전량에 신경썼다.
그 결과 도착지에서 확인한 배터리 잔량은 60%, 주행 가능거리는 265㎞였다. 총 142.8㎞ 구간을 달렸지만 주행 가능거리는 123㎞만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19.8㎞를 아낀 셈이다. 최종 전비는 6.5km/kWh로, 공인 전비(4.6km/kWh)보다 높았다.
EV6의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간거리(휠베이스)는 2천900㎜로 아이오닉 5보다 100㎜ 정도 짧지만, 뒷좌석에 앉았을 때 무릎 앞에 주먹 2개 이상이 들어갈 정도로 레그룸은 넉넉했다.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최대 1천300ℓ까지 공간이 확보돼 차박(차+숙박)이 가능하고, 엔진이 빠진 전방 후드 안에 20ℓ(2WD 모델의 경우 52ℓ)의 '프렁크'(프론트 트렁크) 공간이 있어 부피가 작거나 가벼운 짐을 추가로 실을 수도 있다.

다만 '움직이는 거주공간'을 내세운 아이오닉 5가 센터 콘솔을 뒤로 밀어 앞 좌석 중앙의 여유 공간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EV6의 센터 콘솔은 고정돼 실내 공간의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실내 공간은 만족스러웠다. 실내 패널 중앙에 있는 버튼 하나로 인포테인먼트와 공조 시스템을 오갈 수 있는 데다 터치식이어서 조작이 수월했다.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화면 터치로 간단히 높이 등을 조절할 수 있었고,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는 빗속의 주행에도 고품질의 음악을 들려줬다.

이날 시승에 앞서 개관을 앞둔 'EV6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도 둘러봤다.
실제 EV6 생산에 사용된 폐플라스틱 섬유 원사 475개와 LED 라이팅을 활용해 기아의 탄소중립 노력과 EV6의 최대 항속거리(475㎞)를 나타낸 대형 전시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는 이동하는 에너지 저장장치(ESS) 개념의 V2L(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을 공급하는 기능)도 체험할 수 있다. 캠핑 화면에서 커피머신과 스피커, 빔프로젝터를 선택하니 전력소모량 총 1천500W, 전원 공급 약 41시간이라고 표시됐다.
800V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멀티 충전 시스템은 물론이고, 전시된 GT 모델에 탑승해 가속 페달을 밟으며 제로백도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아직 전기차가 낯선 고객이라면 한번 둘러볼 만할 것 같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