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봉쇄령 이전 감염자들 관측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모범 대응 국가 가운데 하나인 뉴질랜드가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경보 4단계 봉쇄령이라는 강수를 두었으나 감염 사례는 매일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7일 6개월여 만에 오클랜드에서 첫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나온 이후 29일까지 12일 동안 확인된 감염 사례는 오클랜드 496건, 웰링턴 15건 등 511건에 이른다.
첫날은 5건이었으나 그 후 상승 곡선을 그리며 지난 26일에는 68건, 27일에는 70건, 28일에는 82건, 29일에는 83건이 나왔다.

봉쇄령에 들어갈 때만 해도 정부 당국자들은 8일에서 10일 사이에 기세가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도 상승 곡선이 정점에 이르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지 매체 스터프는 상승 곡선이 언제 꺾일지 알 수 있는 분명한 단서가 나오지 않고 있는 만큼 오클랜드 지역에 2주간 봉쇄령을 더 연장한다 해도 충분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델타 바이러스가 물류 분야 종사자들에 의해 많이 확산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만큼 뉴질랜드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뉴질랜드에서도 지금까지 델타 바이러스에 감염된 병원, 약국, 마트 등 일상 생활과 밀접한 분야 종사자는 73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인 접촉이 상당히 제한되는 봉쇄령이 내려져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인 셈이다.
그러나 오클랜드 대학 데스 고먼 교수는 이들 감염 사례 대부분은 봉쇄령 이전의 접촉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같은 대학 코로나 모델 전문가 숀 헨디 교수는 감염 사례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어 오클랜드 지역 봉쇄령을 2주 더 연장한다고 해도 충분하지 않을지 모른다며 하지만 중요한 건 하루 발생 건수에 집착하기보다는 추세를 잘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델타가 실내에서 전염성이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지침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조언했다.

보건부의 애슐리 블룸필드 사무총장은 감염 사례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하급수적 증가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하급수적 증가는 한 사람이 통상적으로 몇 사람에게 감염시킬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재생산지수 R의 값이 1 이상일 때를 말하는 것으로 봉쇄령이 R의 값을 1이 넘지 못하도록 묶어두고 있다는 설명인 셈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적어도 며칠 안에 감염 추세는 하향 곡선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만일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출입국 규제, 봉쇄령 등 강력한 대응으로 맞서 온 뉴질랜드의 코로나 퇴치 전략이 커다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뉴질랜드는 현재 전국에 봉쇄령이 내려져 있으나 오클랜드 남쪽 지방은 31일 자정을 기해 3단계로 내려가고 오클랜드와 북쪽 노스랜드 지역만 2주 정도 봉쇄령이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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