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간호사 업무에 의사 증원까지…불붙는 의사·간호사 갈등

입력 2021-09-05 12:27  

전문간호사 업무에 의사 증원까지…불붙는 의사·간호사 갈등
전문간호사 업무 개정 관련 의협 "절대 불가" 시위에 간협도 시위로 맞불
'지도에 따른 처방' 문구 해석 이견…의협·간협 입장 차이 뚜렷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전문간호사 업무 범위 개정에 이어 의사 증원까지 보건의료 분야 주요 이슈를 두고 의사와 간호사 사이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전문간호사 업무개정안에 대해서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간호협회(간협)가 일부 문구에 대한 해석에 이견을 보이며 각각 폐기와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 '맞불' 시위 발단은 전문간호사 업무범위 개정 입법예고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이 전문간호사 업무범위 개정을 반대하며 세종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자 간협이 이에 맞선 조속히 시행하라는 시위로 맞불을 놨다.
발단은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일 입법예고한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전문간호사의 분야별 업무 범위를 규정해 전문간호사 자격 제도를 활성화하고 전문의료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신설하고자 마련됐다.
개정안에는 보건·마취·정신·가정·감염관리·산업·응급·노인·중환자·호스피스·종양·임상·아동 등 13개 분야별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를 각각의 특성에 맞게 규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문간호사들은 의사의 '지도에 따른 처방 하에' 또는 '지도하에' 분야별 진료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예컨대 보건 전문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 지도에 따른 처방 하에 시행하는 처치, 주사 등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보건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규정돼있다.




◇ '지도에 따른 처방' 문구…의협 "불법 행위 조장"·간협 "지도 처방 주체는 의사"
의협에서는 "이 개정안이 전문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더욱 확대하는 등 의사 고유의 의료행위를 침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개정안 문구 중에서 '의사의 지도에 따른 처방'이라는 부분을 문제 삼고 있다.
지난 1일 시위에 참여한 연준흠 의협 보험이사는 "의료법상 간호사 업무는 의사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로 규정돼 있다"며 "개정안은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고 직역 간 갈등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의협에서는 복지부에도 "'지도'라는 의료법상 개념과 별개로 '지도에 따른 처방'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추가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협에서는 불법 의료행위를 조장한다는 의협의 주장에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간협은 "전문간호사의 업무 중 '진료의 보조'를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변경하는 게 불법 의료행위를 조장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의사와 간호사 사이 업무 관계에 있어 협력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 업무 영역의 변경을 수반하지 않는다"고 했다.이어 "의협에서는 '지도에 따른 처방'이 간호사 단독 의료행위의 근거라고 하는데, 지도와 처방의 주체는 의사"라며 "이런 주장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간협은 선을 그었다.
애초에 의사가 지도와 처방을 할 수 있는 주체이므로 '지도에 따른' 또는 '지도하에' 있는 간호사는 단독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의협은 전문간호사 개정안과 관련해 의료계 단체와 공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간협도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오는 13일까지 시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맞받았다.

◇ 보건의료노조·복지부 합의문서 '의사 증원' 부분 의사-간호사 갈등의 씨앗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 개정안에 더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와 보건복지부와의 합의문에 담긴 '의사 증원'도 의사와 간호사 사이 갈등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의사 증원에 대해 간협 등 보건의료노조에서는 찬성하고 있으나 의협에서는 원칙적으로는 반대 입장을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의협은 합의문에 포함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지역의사제도 도입 등 의사 증원' 항목에 대해 의사 단체와의 논의 없이 보건의료노조와 합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의협은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지역의사제도 도입 등 의사 증원을 의정 협의체를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시도한다면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단 정부는 해당 합의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에서는 합의문에 의정 논의를 거치겠다는 문구를 정확히 담겼다고 강조한다.
합의문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고려하고, 의정 및 사회적 논의를 거쳐 지역, 공공, 필수분야에 적당한 의사 인력이 배치될 수 있도록 진료환경과 근무여건 개선방안을 마련하면서 공공의사인력 양성, 지역의사제 도입 등을 포함한 의사인력 확충 방안을 마련, 추진한다"고 적혀 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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