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67.16
(56.54
1.38%)
코스닥
937.34
(2.70
0.29%)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독일 연방의원에 한국계 첫 출마…이예원 후보 "불공정 없앨 것"

입력 2021-09-06 13:00  

독일 연방의원에 한국계 첫 출마…이예원 후보 "불공정 없앨 것"
사민당 소속 아헨시 지역구 후보…17세 정치입문한 풀뿌리 정치인
"고향은 항상 바뀔 수 있는 역동적인 곳으로 소속감이 중요"
한국서 인턴·교환학생…"독일·EU, 한반도문제에 더 능동적 역할해야"



(아헨[독일]=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3주 앞으로 다가온 독일 연방 하원의원 총선거(9월 26일)의 지역구에 한국계 후보가 처음 출마했다.
독일 최대 주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아헨시 1지역구에 사회민주당(SPD) 후보로 출마한 이예원(34)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이 후보는 김나지움(중·고등학교)에 다니던 17세 때 사민당 청년위원회에서 정치를 시작한 풀뿌리 정치인이다.
이 후보는 지난 3일(현지시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친구들이나 동네 사람들과 얘기할 때 자주 '이건 불공정해'라거나 '이래서는 안 돼'라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더는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특히 독일에서 부모가 대학을 나오면 자녀의 71%가 대학 진학을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24%만 대학을 간다는 것을 대표적 불공정 사례로 꼽으면서, 독일 사회 내 교육의 가치가 절하되고 있는데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의 부모는 1986년 한국에서 독일로 건너왔다. 아버지는 독일 최대 공대인 RWTH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다 은퇴했고, 어머니는 간호사다. 그는 1987년 아헨에서 태어나 유치원과 초·중·고교와 대학을 나온 지역 토박이다.
그는 "내 고향은 뼛속까지 아헨이라고 생각했는데, 대학시절 한국에서 인턴과 교환학생을 해보니 여러 지점에서 한국이 고향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향은 태어난 곳일 필요도, 하나일 필요도 없고, 항상 바뀔 수 있는 역동적인 곳으로, 어딘가에 속한다는 느낌이 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4년에는 아헨 시의원에 출마해 당선됐고, 2020년에 재선돼 주로 아헨 시내 교통정책에 관여해왔다. 아헨 시의회 사민당 원내부대표이자 사민당 아헨시당 부대표이며,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문화과학부에서 일하고 있기도 하다.
2015년에는 지방자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뛰어난 풀뿌리 여성 정치인에게 수여하는 상인 '헬레네 베버상'을 받기도 했다.
아헨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어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 총리 후보로 선출된 아르민 라셰트 후보의 고향이다.
이 후보는 1990년부터 아헨1지역구에서 사민당 소속 연방의원을 지낸 울라 슈미트 의원의 뒤를 이어 현역 의원인 기민당 루돌프 헹케 후보에 도전, 박빙의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슈미트는 1999년 당시 11살의 이 후보를 포함해 그의 온 가족이 독일에서 추방될 위기에 처했을 때 도움을 줬던 것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하도록 이끌어준 멘토다. 2001∼2009년 역대 최장수 연방 보건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시의원 당선 전 슈미트의 보좌관을 했다.



한국계 이민자 출신인 이 후보가 슈미트에 뒤이어 출마하자 아헨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름을 어떻게 부르는 거냐고 묻는 경우가 가장 많고, 이례적인 새 얼굴이 반갑고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다.
이 후보는 시청 광장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스탠드를 세우고 거리 유세를 하거나 가가호호 찾아다니며 한 표를 부탁한다. 또 다른 정당 후보자들과의 정책토론회에도 참석하는 등 쉴 틈 없이 유권자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독일 인구 3명 중 1명이 이민자 출신이지만, 연방 하원의원 중 이민자 출신은 8%에 불과하다. 특히 아시아계 이민자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 후보는 "다른 시각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민자 출신의 정계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면서 "무언가를 바꾸려면 직접 경험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에는 분명히 인종차별이 있지만, 이는 두렵거나 몰라서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무슬림에 대한 차별이 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연방의원이 된다면 이민법을 제정하고, 지방자치단체 선거권을 이민자들에게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한국과 독일 양국 관계에 기여하고 싶다며 "독일과 유럽연합(EU)이 한반도 문제에 관여를 강화하고, 더 능동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과 EU는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에 모든 것을 맡기지 말고, 통일 경험을 바탕으로 평화롭고 협력적인 대안이 있다는 것을 앞장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독일의 또래들에게는 "뭔가 바뀌기만을 기다려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직접 나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바꿔나가야 한다"면서 정치권 입문을 권했다.
그러면서, "힘이 들고, 편견과 맞서 싸우고,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겠지만 분명히 가치가 있는 일"이라며 "전 세계에 젊은 정치인들이 더 많아진다면 현재만 보지 않고 미래를, 앞을 내다보는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에만 해도 독일 내 정당 지지율은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민·기사당 연합이 36%, 사민당은 15%에 불과했지만, 지난 3일 기준 지지율은 사민당이 25%, 기민·기사당 연합이 20%로 역전된 상황이다.
독일 선거제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1인2표제다. 지역구에서 최다득표자 1인을 선출하며, 16개 주별 정당 득표율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다. 이에 따라 지역구에서 낙선해도 주별 정당명부에 따라 의석을 배분받는 경우가 있다.
이 후보는 "정치인에게는 직접 투표로 4년마다 당선되는 게 가장 큰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연히 어느 장관직을 하는 것보다 계속 지역주민의 선택을 받는 게 더 영광일 것"이라며 풀뿌리 정치인다운 목표를 제시했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