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 공포에 잠 못 이룬 멕시코인들…'9월의 악몽' 되살아나

입력 2021-09-08 23:51  

여진 공포에 잠 못 이룬 멕시코인들…'9월의 악몽' 되살아나
아카풀코 인근 7.1 지진 후 여진 150차례…9월에 대지진 반복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에 규모 7.1의 강진이 닥친 후 100차례 넘는 여진이 이어지자 많은 시민들이 불안감에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
8일(현지시간) 멕시코 국립지진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47분 게레로주 아카풀코 인근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한 후 이날 오전 5시까지 150회의 여진이 기록됐다. 가장 규모가 큰 것은 5.2였다.
강진 직후 대피했던 주민들은 밤새 크고 작은 진동이 계속되자 쉽사리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늦게까지 거리에 머물렀다.
진앙과 가장 가까운 휴양지 아카풀코에선 일부 호텔 투숙객들이 계속되는 여진 탓에 노숙을 택했다고 텔레비사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휴가차 아카풀코에 머물던 멕시코시티 한인 가족도 이날 서둘러 귀경하기로 했다.
전날 지진으로 아카풀코 인근에서 무너진 가로등에 깔려 남성 1명이 숨졌고, 아카풀코국제공항 관제탑이 파손돼 점검을 위해 이날까지 폐쇄됐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건물 파손과 산사태 등이 잇따랐다.
진앙에서 300㎞가량 떨어진 수도 멕시코시티 시민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시민 크리스탈(36)은 "언제라도 들고 대피할 수 있도록 지진 가방을 챙겨두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이 잘 오지 않았다"며 "계속 침대가 흔들리는 느낌이 났다"고 말했다.
이번 강진으로 많은 멕시코인은 '9월 대지진의 악몽'을 떠올렸다.
꼭 4년 전엔 2017년 9월 7일 남부 치아파스에서 규모 8.2의 지진이 발생했다. 멕시코에서 발생한 지진 중 100년 가까이 만에 최대 규모였다. 이틀 새 482차례의 여진도 이어지며 99명이 숨졌다.

더 큰 재난은 12일 후에 닥쳤다. 2017년 9월 19일 낮 1시께 푸에블라에서 7.1의 강진이 이어져 300명 넘는 사망자를 냈다. 당시 멕시코시티에 사는 한인 1명도 숨졌다.
1985년의 9월 19일 오전엔 멕시코시티에서 규모 8.0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강력했던 당시 지진의 사망자는 최대 수만 명으로 추정된다.
32년 간격으로 두 번의 대지진이 발생한 9월 19일에 멕시코는 해마다 대규모 지진 대피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9월을 뜻하는 스페인어 '셉티엠브레'(septiembre)에 지진 진동을 뜻하는 동사 의 변화형 'tiemble'을 붙여 9월을 '셉티엠블레'(septiemble)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날 강진이 발생한 무렵엔 밤하늘에선 번개까지 관측돼 공포를 더했다.
멕시코 일간 엘피난시에로는 "멕시코시티 주민들에게 9월은 지진과 공포의 동의어가 된 것 같다"고 표현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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