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교육 규제에 영어 최대 타격…"학부모 쉽게 포기 안해"

입력 2021-09-12 12:52  

中 사교육 규제에 영어 최대 타격…"학부모 쉽게 포기 안해"
홍콩매체 "미중 갈등 속 영어교육 논쟁"…영어 수업시간 줄어들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중 갈등 속 중국 당국의 사교육 규제로 영어 과목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으며 학부모들은 대안책 마련해 부심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500명이 속한 소셜미디어 단체방을 운영하는 스텔라 쩌우는 SCMP에 "영어가 세계와 연결되는 중요 수단이라고 여기는 많은 부모들은 (사교육 규제에 따른) 영향을 상쇄할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교육 개편으로 영어가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과목"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당국이 사상 통제를 강화할 경우 영어 교재 구매조차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영어책을 사재기하고 있으며, 자신의 8세 딸을 이제부터 직접 가르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어책 구매에 많은 돈을 썼다"며 "언어에 국한된 게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외국어를 배움으로써 서구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비판적 사고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중국 학교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7월 의무교육(초등·중학교) 과정의 '학과류' 즉, 체육과 문화예술, 과학기술을 제외한 학과목의 영리 목적 사교육을 금지했다.
SCMP는 "사교육 규제는 영어를 특별히 겨냥하지는 않았으나 영어교육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는 와중에 이같은 정책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어교육 시간을 줄이라는 지침이 없었음에도 많은 학교들이 영어과목 시간을 줄이고 대신 체육과 예술 활동 시간을 늘렸다"고 전했다.
스텔라 쩌우도 딸이 다니는 베이징의 공립학교에서 영어 시간이 주당 4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어들었다면서 "정부는 영어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결정한 듯 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한동안 개방정책에 발맞춰 영어교육을 거국적으로 장려했다.
1970년대 말 개방정책을 시작한 이래 영어교육을 장려했고, 이후 영어는 초등학교 과목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정점을 이루는 듯 보였던 영어교육 장려 흐름은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중국 내 국수주의 감성이 부상하면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고 SCMP는 전했다.
2019년 3월 국수주의 인플루언서 화첸팡은 "영어는 대부분의 중국인에 쓰레기 기술이며 서구의 언어는 서구 사고방식으로 이끌 것"이라고 경고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뜨거운 논쟁을 야기했다.
올해 3월에는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정협 위원 쉬진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필수 과목에서 영어를 빼자고 주장했다.
그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이지만 실제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이는 시간과 자원 낭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 통·번역 프로그램이면 생활하는 데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의 제안은 국가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중국청년보가 진행한 관련 설문에서 11만여명은 쉬 위원의 의견에 반대하며 중국이 다른 나라와 경쟁하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영어를 배워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약 10만명은 쉬 위원의 의견에 동조하며 영어 대신 중국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게 더 낫다고 답했다.
SCMP는 "중국의 학부모들은 당국의 교육개혁으로 영어수업 시간이 줄어들면서 자녀들이 손해를 볼까 우려하고 있으며 대안책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그들의 선택은 사교육 단속으로 제한을 받겠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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