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기업환경평가에 압력"…김용 참모·현IMF 총재 지목돼(종합)

입력 2021-09-17 04:29  

"WB 기업환경평가에 압력"…김용 참모·현IMF 총재 지목돼(종합)
WB, 조사보고서 공개 "중국 순위 올리려 압력"…기업환경평가 보고서 발간 중단
보고서 "김용이 직접 지시 증거는 못 찾아"…IMF 총재도 "조사 결과 동의안해"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세계은행(WB)이 발간한 2018년도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보고서에서 중국의 순위를 올리기 위해 김용 전 WB 총재실의 참모들과 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당시 WB 최고경영자(CEO)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조사 보고서가 16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로이터통신은 WB 이사회가 이날 2018년도와 2020년도 기업환경평가 보고서의 데이터 부정합성에 관해 법무법인 윌머헤일을 통해 진행한 조사 보고서의 공개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WB는 기업환경평가 보고서 발간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WB는 2017년 10월 발표된 2018년도 기업환경평가 보고서에서 중국의 순위가 78위가 아닌 85위여야 했다면서 지난해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보고서는 최고위층의 '과도한 압력'을 언급하며 당시 기업환경평가 보고서는 WB 지도부가 가한 2가지 유형의 압력에 따른 산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선 중국의 점수를 올리기 위해 평가와 관련한 방식을 변경하도록 하는 직간접 압력이 김용 당시 총재실의 참모들로부터 있었고, 김 전 총재의 지휘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압력은 참모들의 이메일, 브리핑 요청, 보고서 인쇄 연기 지시, 평가 방법과 관련한 토론 등 형태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다만 보고서는 "김 총재가 중국 자료를 부당하게 수정하라고 직접 지시한 증거는 찾아내지 못했다"면서 김 전 총재는 참모들이 중국의 순위를 올리라는 지시로 잘못 해석했을 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고 적었다.
또 김 전 총재가 중국 측 우려와 관련해 중국 측에 보고서 방법론의 업데이트가 필요할지 모른다면서 동시에 중국의 경제개혁을 함께 장려했는데, 이는 불만을 표시하는 모든 나라에 했던 똑같은 반응이었다는 김 전 총재의 설명을 실었다.
보고서는 게오르기에바 당시 WB의 CEO와 한 핵심 보좌관이 중국의 점수를 세부적으로 수정하고 순위를 올리라고 했다며 이를 또 다른 갈래의 압력이라고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CEO가 중국과 관계를 잘못 다룬 것에 대해 WB의 고위 인사를 꾸짖었다는 내용도 있다고 AFP는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은 입력 데이터 일부를 바꿨고, 중국의 순위는 전년과 같은 78위가 됐다.
게오르기에바는 사본을 찾아오기 위해 이 보고서 책임자의 집을 방문했고, 문제 해결을 도와줘 감사하다는 식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WB는 대규모 자본 확충을 위해 중국의 지원을 추진하던 시점이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중국은 전년인 2017년도 보고서에서 순위가 78위로 나오자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환경평가 보고서는 규제 환경, 기업 창업 편의성, 인프라 등을 평가한 뒤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작성된다. 한국은 그간 '톱5' 안에 들 정도로 평가가 좋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업환경평가 순위의 진실성이 몇 년간 뜨거운 논쟁의 원천이었다며 2018년 W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칠레의 순위 변경에 의문을 표하며 사퇴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게오르기에바 현 IMF 총재는 성명을 내고 "조사에서 발견한 내용과 해석에 대해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조사 결과를 부정했다. 그녀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IMF 집행 이사들과 회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보고서는 2020년도 기업환경평가 보고서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순위 결정에 사용된 데이터에 부정이 있었다고 봤지만, 총재실이나 이사들이 연루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국계인 김용 전 총재는 미 다트머스대 총장 시절이던 2012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아시아계 최초로 총재 자리에 올랐다.
또 2016년 9월 연임에 성공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인 2019년 1월 임기를 3년 반가량 남겨둔 시점에 갑작스럽게 중도하차를 선언했다.
그의 사임을 두고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기구의 역할에 불만을 표시해온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갈등이 요인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불가리아 출신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김 총재의 사임 후 WB 총재 대행을 맡다가 2019년 9월 통상 유럽 몫으로 알려진 IMF의 총재 지명을 받았다.
미 재무부는 이 보고서가 공개된 뒤 "이는 심각한 조사 결과다. 보고서를 분석하고 있다"며 "우리의 주된 책임은 금제금융기구의 진실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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