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야권지도자 나발니, 애플·구글 맹비난…"크렘린 공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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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9-24 03:33  

러 야권지도자 나발니, 애플·구글 맹비난…"크렘린 공범"

러 야권지도자 나발니, 애플·구글 맹비난…"크렘린 공범"

최근 총선서 '야당 후보 지지 운동 앱' 차단한 데 불만 폭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23일(현지시간) 최근 러시아 총선 때 구글·애플 등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보인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총선 기간 중 러시아 당국의 압박을 받은 미국 IT 기업 구글·애플과 해외로 망명한 러시아인이 운영하는 암호화 메신저 서비스 텔레그램 등은 나발니 진영의 야당 후보 지지 운동용 앱 등을 차단했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나발니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이런 IT 기업들을 '크렘린의 공범'이라고 지탄했다.

그는 "최근 선거에서 내가 놀란 것은 푸틴이 (선거) 결과를 조작한 게 아니라, 막강한 IT 공룡들이 순순히 푸틴의 공범으로 변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발니는 "그들(IT 기업들)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 얘기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거짓말쟁이들이고 위선자들"이라면서, IT 기업 지도부를 향해서는 "비겁하고 탐욕스러운 사람들"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러시아 출신의 텔레그램 개발자 겸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화나고 실망했다"며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나발니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서도 "그들(IT 기업들)이 인터넷까지도 권력 유지의 도구로 바꾼 '전제적 도둑'의 권리를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은 크렘린이 체포 대상 직원들의 목록을 제시하며 IT 공룡들을 굴복시켰다고 보도했다"면서 "사실이 그렇다면 이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더 나쁜 범죄이며, 인질들을 붙잡은 테러리스트를 격려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애플과 구글은 앞서 사흘간 실시된 러시아 총선 첫날인 17일 나발니 진영의 '스마트 보팅'(smart voting) 앱을 앱스토어(App Store)와 구글 플레이(Google Play) 플랫폼에서 삭제했다.



뒤이어 메신저 서비스 텔레그램도 18일 스마트 보팅 봇을 중지시켰으며, 유튜브도 같은 날 스마트 보팅을 권고하는 나발니 채널의 동영상을 차단했다.

역대 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나발니 진영이 펼친 스마트 보팅 운동은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후보를 보이콧하고, 대신 경쟁력 있는 야당 후보(주로 공산당 후보)를 지지할 것을 호소했다.

나발니 진영은 스마트 보팅 앱에 추천 후보 목록을 올리고 이들에게 투표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나발니는 옥중 메시지를 통해 추천 야당 후보 목록을 담은 스마트 보팅 앱을 다운로드할 것을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이에 당국은 극단주의 불법 조직으로 인정된 나발니의 '반부패재단'이 만든 해당 앱을 유통하는 행위는 법률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애플과 구글 등을 압박했다.

나발니 진영의 스마트 보팅 운동에도 불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통합 러시아당은 총선에서 전체 하원 의석 450석 가운데 324석을 확보하며 개헌선을 훌쩍 뛰어넘는 승리를 거뒀다.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지목받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져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올해 1월 귀국하자마자 체포됐다.

그는 뒤이어 열린 재판에서 2014년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면서 3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구속 수사 기간 등을 제외한 2년 6개월의 형기를 채우고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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