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보고관 "언론중재법, 민주적 토론 제한…신중하게 수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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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9-24 17:03  

유엔보고관 "언론중재법, 민주적 토론 제한…신중하게 수정해야"

유엔보고관 "언론중재법, 민주적 토론 제한…신중하게 수정해야"

지난달 서한에 이어 재차 입장표명…"국제적으로도 악영향"



(서울=연합뉴스) 장우리 기자 = 유엔 인권 전문가가 국회에서 논의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표현의 자유를 심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재차 표명했다.

아이린 칸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24일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순히 '허위 정보'라는 사실만으로 과도한 징벌을 받도록 한 이 법안은 민주적이고 열린 토론을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언론사의 명백한 고의나 중대 과실로 인한 허위·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앞서 아이린 칸 보고관은 지난달 27일 공개서한을 보내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정안이 국제인권기준과 일치하도록 수정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칸 보고관은 "비공식적 경로로 파악한 바에 따르면 '최대 5배'인 손해배상 기준을 3배로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며 "그러나 3배 역시 비례성의 원칙에 어긋나는 과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 허위 보도를 처벌할 수 있는 민·형사상 제도가 이미 갖춰져 있고, 다른 산업군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거의 도입되지 않은 점 등을 언급하며 "언론을 대상으로만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린 칸 보고관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사용된 표현이 매우 모호해 다양한 범주의 표현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법안에 규정된 '허위 정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어떤 국제법상의 근거 위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자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며 "모호한 문구 탓에 단순히 의견 차이일 뿐인 비판적인 뉴스까지 금지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은 유엔의 언론인 보호를 위한 '친구 그룹'(Group of Friends) 멤버로 활약하고 있는데, 이 개정안이 한국을 롤모델로 간주하는 다른 국가들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회를 향해 "법안이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미칠 영향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과도한 배상 등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소들을 신중하게 수정해달라"고 말했다.

iroow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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