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톈안먼 추모' 명맥 끊기나…당국 압박에 관련단체 해산

입력 2021-09-26 14:19  

홍콩 '톈안먼 추모' 명맥 끊기나…당국 압박에 관련단체 해산
'외세 결탁' 혐의로 수사…핵심 활동가들 이미 투옥
당국 "반중조직 엄중 처벌"…범민주 진영, 궤멸 상태 직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적용되는 특별행정구인 홍콩은 그간 중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희생자를 위한 공개 추모가 가능했던 공간이었다.
그러나 톈안먼 시위 유혈 진압 사태 희생자 추모 집회를 주도해온 단체가 홍콩 당국의 수사 압박 속에 결국 해산해 향후 홍콩에서 톈안먼 추모 활동의 명맥이 사실상 끊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支聯會·지련회)는 전날 몽콕(旺角)에 있는 톈안먼 희생자 추모 기념관에서 특별회의를 열고 해산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찬성이 41표, 반대가 4표였다.
2019년 이후 반중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투옥된 리척얀(李卓人) 주석은 회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모든 정권은 사람들의 기억과 양심을 빼앗을 수 없다"며 "비록 옅어지고 있지만, 희망은 여전히 여기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지련회는 32년이 넘게 민주화 시위의 진상을 알리고 희생자 추모에 앞장서 왔다.
이 단체는 매년 6월 4일 홍콩 빅토리아파크에서 대규모 추모 촛불집회를 개최하고 가두행진과 마라톤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자국 민중을 군대를 동원해 유혈 진압한 중국의 민감한 역사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해왔기에 중국 당국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결국 홍콩보안법 시행 후 이 단체 관계자들이 여러 가지 혐의로 홍콩 경찰의 집중적 수사를 받으면서 지련회는 결국 무너졌다.
리 주석과 앨버트 호(何俊仁) 전 민주당 주석은 2019년 이후 벌어진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이미 유죄 선고를 받고 감옥에 수감됐다.
이와 별도로 홍콩 경찰의 홍콩보안법 담당 부서인 국가안전처는 현재 '외세와 결탁' 혐의로 지련회를 조사해 리 주석을 포함해 3명의 활동가를 홍콩보안법상 국가전복선동 혐의로 기소했다.
이처럼 외부의 압박에 지련회가 결국 해산했지만, 당국은 끝까지 지련회 관계자들을 수사해 강력히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중국의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은 25일 성명에서 "이런 오만한 반중 조직, 반중 말썽꾼들은 법에 따라 강력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크리스 탕 홍콩 보안장관도 지련회의 해체와 관계없이 관련 수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홍콩보안법 환경 속에서 중국의 민주화를 추진하던 지련회가 '외세의 대리인'으로 규정된 가운데 해산하게 됐다"며 "앞으로 6·4(톈안먼 시위)의 기억을 어떻게 계승해야 할 것인지가 새로운 난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홍콩보안법 시행 1년이 지나는 동안 조슈아 웡과 지미 라이 등 저명한 인사들이 체포돼 중형 위기에 처하고, 많은 야당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두려움 속에서 해외로 망명하거나 단체를 스스로 해산하는 일이 잇따라 홍콩의 범민주 진영은 거의 궤멸 상태에 직면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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