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아기부터 퇴직 경찰까지…인니 '실버맨' 구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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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9-27 12:24   수정 2021-09-27 17:19

10개월 아기부터 퇴직 경찰까지…인니 '실버맨' 구걸 확산

10개월 아기부터 퇴직 경찰까지…인니 '실버맨' 구걸 확산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인도네시아에서 온몸에 은색 칠을 하고 구걸하는 '실버맨'(Manusia silver)이 단속에도 불구하고 늘고 있다.



27일 일간 콤파스 등 인도네시아 매체들은 최근 거리에서 '실버맨' 구걸에 동원된 10개월 아기의 사연과 실버맨이 된 퇴직 경찰관의 사연을 부각했다.

지난 25일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전날 밤 자카르타 외곽 남부 땅그랑의 한 주유소에서 찍은 것이라며 온몸에 은색 칠을 한 여성과 아기의 사진이 퍼졌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어떻게 말 못 하는 아기에게 은색 페인트를 칠할 수 있느냐"며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아기들까지 구걸에 동원되고 있다.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국에 촉구했다.

신고를 받은 남부 땅그랑 공공질서국(Satpol PP)은 아기를 구걸에 동원한 성인 두 명을 체포해 조사한 결과 심지어 자신들의 아기가 아니라 친구의 아기인 사실을 확인했다.

아기의 친모(21)는 "병원에서 출산하지 않았고, 출생신고도 하지 못했다"며 "내가 은칠을 하고 거리에 나갈 동안 친구들에게 아기를 맡겼는데, 저들이 구걸에 데려갈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복지 당국은 아기와 친모에게 긴급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보호센터로 데려갔다.



아울러, 중바 자바 스마랑에서는 온몸에 은색 칠을 하고 거리에서 구걸하다 붙잡힌 남성이 퇴직 경찰관으로 드러났다.

아구스 다르토노(61)라는 이름의 남성은 24일 스마랑에서 구걸하던 중 공공질서국 요원들을 보고 도망치다 붙잡혀 차에 태워졌다.

그는 조사 결과 1997년부터 2016년까지 19년 동안 국가 경찰로 재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구스는 "돈이 없어서 실버맨이 됐다. 친척이나 동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게 부끄러웠다"며 "실버맨이 쉽게 돈을 버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충격을 받은 경찰 당국은 아구스에게 생필품과 기부금을 지원하는 한편, 소일거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실버맨은 주로 수도 자카르타 시내에서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자바섬은 물론 수마트라섬과 술라웨시섬 주요 도시까지 퍼졌다.

본래 인도네시아는 지방 정부 조례로 구걸과 돈을 주는 행위를 모두 금지한다. 거지가 늘어나는 것을 막고, 아동·청소년 등 약자의 착취를 막기 위해서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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