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 동상 사라진 멕시코시티에 '투쟁하는 여성'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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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9-29 04:56  

콜럼버스 동상 사라진 멕시코시티에 '투쟁하는 여성' 조형물

콜럼버스 동상 사라진 멕시코시티에 '투쟁하는 여성' 조형물

철거된 콜럼버스 동상 받침대에 여성 단체들이 임의로 설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28일(현지시간) 낙태 합법화를 요구하는 여성 시위가 열린 도심 혁명기념탑 근처엔 '콜럼버스 로터리'로 불리는 회전 교차로가 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이탈리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이 서 있던 곳이지만, 지금 이곳엔 콜럼버스 대신 이름 없는 여성의 목조 조형물이 서 있다.

지난 25일 여성단체들이 기습적으로 세운 '투쟁하는 여성'의 조형물이다.

1877년부터 멕시코시티 도심에 서 있던 콜럼버스 동상이 사라진 것은 지난해 10월 10일이었다.

콜럼버스가 미 대륙에 도착한 10월 12일에 맞춰 시위대의 동상 철거가 예고되자, 당국이 미리 철거한 것이다.

당국은 보수와 복원을 위한 일시 철거라고 밝혔으나 이후에도 동상은 돌아오지 못했다.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이달 초 콜럼버스 동상 자리에 원주민 여성의 동상을 대신 세우겠다고 밝혔다. 스페인의 아스테카 정복 500주년을 맞아 침략에 맞선 원주민 저항을 기리는 작업의 일환이었다.



동상 인물을 선정하는 작업이 진행되는 사이 빈자리를 차지한 '투쟁하는 여성'은 주먹 쥔 손을 번쩍 들어 올린 여성의 실루엣을 목판으로 만든 조형물이다.

비극적인 사건들을 기억하고 정의를 요구하기 위해 시민단체 등이 멕시코시티 곳곳에 세운 '반(反)기념비'(anti-monumento) 중 하나다.

조형물을 설치한 여성 운동가들은 "지금부터 이곳은 '투쟁하는 여성 로터리'다. 폭력과 억압에 맞선 멕시코 전역 여성들을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형물이 언제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세인바움 시장은 전날 "여권을 위해 싸운 모든 여성을 기려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예정대로 그 자리엔 원주민 여성 동상을 세울 계획임을 밝혔다.

자리를 빼앗긴 콜럼버스 동상의 경우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다른 공원으로 옮길 예정인데 복원 작업에 시간이 걸려 내년 상반기에나 다시 설치될 것이라고 최근 문화재 당국은 밝혔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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