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패스' 반대 폭력 시위 주도 伊파시즘 정당 퇴출되나(종합)

입력 2021-10-12 03:48  

'그린패스' 반대 폭력 시위 주도 伊파시즘 정당 퇴출되나(종합)
민주당·오성운동, '포르차 누오바' 강제 해산 동의안 발의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면역 증명서 '그린 패스' 반대 과격 시위를 주도한 극우 정치단체를 해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수도 로마 중심가에는 1만여 명이 모여 그린 패스 확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15일부터 전국 모든 근로 사업장에 그린 패스를 적용하기로 한 정부 정책에 항의한다는 취지였다.
애초 평화적인 거리 행진으로 집회 허가를 받았으나 참가자 수백 명이 순식간에 과격·폭력 시위대로 변해 주말 도심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경찰 진압대원들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해산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양측에서 4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위대는 이탈리아노동총연맹(CGIL) 본부 건물에 난입해 집기를 파손하는가 하면 부상한 시위 참가자가 치료를 받는 병원 응급실에서 무차별 폭력을 행사해 경찰관과 의료진을 다치게 하는 등 소요 사태에 준하는 행동을 보였다고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치안 당국은 '네오파시즘'을 추종하는 극우 정치단체 포르차 누오바(Forza Nuova·FN)를 이번 사태의 배후로 본다.



폭력 시위 혐의로 12명이 체포됐는데 이 중에는 FN 지도부인 로베르토 피오레, 줄리아노 카스텔리노 등도 포함돼있다. 카스텔리노는 과거 불법·폭력 시위를 주도해 처벌받은 전력으로 집회·시위 참가가 전면 불허된 인물이다.
1997년 창립된 FN은 이민·난민 유입 원천 봉쇄 등을 내세워 정치 조직화했으나 지금까지 선거에서의 득표율은 미미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국면에서는 정부의 각종 그린 패스를 포함한 정부의 방역 조처에 반대하는 각종 불법·폭력 시위를 사주·선동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특히 이번 사태의 경우 과격 시위대가 노동조합의 심장부까지 겨냥하면서 여론 악화를 자초했다. "노동자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공격했다"는 격앙된 반응도 나온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11일 CGIL 본부를 찾아 책임자를 엄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계기로 좌파 정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도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네오파시즘 정치단체를 퇴출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PD)은 11일 파시스트 정당의 재조직화를 금지한 헌법에 따라 정부가 관련 정당의 해산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는 내용의 동의안을 상·하원에 각각 제출했다.
원내 제1당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M5S)과 좌파 정당 자유와 평등(LeU)도 동의안에 서명했다.
민주당 당수인 엔리코 레타 전 총리는 "네오파시스트 단체가 코로나19 비상 상황을 악용해 내란을 시도한 것"이라며 "이는 지난 1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점거 사태와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원내 제1당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M5S) 당수인 주세페 콘테 전 총리도 "우리는 이러한 형태의 폭력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이 이끄는 극우 정당 동맹(Lega)을 비롯한 우파 연합은 공권력을 겨냥한 FN의 폭력 행위를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동의안 서명은 거부해 또 다른 정치적 대립 전선이 생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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