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범이냐 광인이냐…노르웨이 '화살난사' 재발 우려

입력 2021-10-15 12:30   수정 2021-10-15 16:20

테러범이냐 광인이냐…노르웨이 '화살난사' 재발 우려
용의자 정신질환·급단주의 성향 동시에 갖춰
테러 '집단→개인' 진화…'외로운 늑대' 위험성 부각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노르웨이 화살난사 사건이 극단주의와 정신질환이 결합할 때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노르웨이 정보기관인 경찰치안국(PST)은 용의자인 덴마크 남성 에스펜 안데르센 브라텐(37)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한 정황 때문에 이 사건이 테러로 보인다는 잠정 결론을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당국은 면식이 없던 대중을 겨냥해 화살을 난사해 5명을 살해한 이번 사건을 두고 사건이 발생한 전날까지도 성격 규정에 뜸을 들였다.
이는 범행의 배후에 용의자의 정신질환과 극단주의 성향이 교묘하게 결합돼 있다는 점 때문으로 관측된다.
영국 BBC에 따르면 용의자는 정신건강 문제로 한동안 의료기관에도 다녔고 불안한 정신세계 때문에 주민과 경찰의 우려를 산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에는 부모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해서 6개월간 접근금지명령이 내려졌고, 같은 해 친척 2명을 죽이겠다고 협박해 또 한 번 접근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용의자는 다른 한편에서는 몇 년 전 이슬람으로 개종한 뒤 과격한 성향을 노출해왔다.
친구가 거의 없이 실업자 외톨이로 살면서 이슬람 사자(messenger)를 자처했다.
그는 2017년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에서 그는 "경고 하나 하겠다"며 "구원받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때가 왔으니 내가 무슬림이라는 것을 증언하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당국은 브라텐과 같은 정신적으로 불안하며 종교적 극단주의에 빠진 이들의 존재 때문에 테러 가능성을 경계해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PST가 향후 12개월 안에 50% 확률로 원시적 수법을 이용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방 정보당국은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직접 공격만큼이나 자생 테러를 경계한다.
'외로운 늑대'로 불리는 이들 자생 테러리스트들은 테러 집단들의 소셜미디어 선동에 취약하다는 특색이 있다.
실제로 PST는 최근 진행한 국가위협평가에서 노르웨이가 IS와 알카에다 선전에 취약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기존 테러단체 밖에서 활동하는 디지털 극단주의 공동체들이 최근 몇 년간 위협 상황에서 핵심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며 "이들 공동체는 여러 형태를 취한다"고 경고했다.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정신보건 문제와 극단주의가 결합한 범죄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
프랑스는 정신질환자가 이슬람 극단주의 등 영향을 받아 저지르는 모방범죄에 최근 수년간 시달리며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
정신 병동에 입원해 있다가 잠시 외출을 나온 10대가 흉기를 들고 군인들에게 달려들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아랍어)를 외친 2017년 사건 등 크고 작은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러의 주체가 집단 작전에서 개인 범죄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을 오래 전부터 주목해왔다.
행동과학 및 안보 전문가인 스티븐 크리만도는 9·11테러 이후 보안 강화 움직임과 통신 발달을 '외로운 늑대' 기승의 계기로 분석했다.
전반적인 변화 속에 대테러 전략에서는 테러집단 감시뿐만 아니라 정신보건도 강조되는 분위기다.
크리만도는 테러에서 정신질환이 차지하는 역할이 높아졌다며 극단주의 단체들이 이 점을 악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독 테러범의 43%가 정신질환 전력이 있다는 통계를 소개하며 정신질환자가 급진주의화에 취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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