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대란, 청정에너지로 전환 과정서 발생"

입력 2021-10-18 11:00  

"에너지 대란, 청정에너지로 전환 과정서 발생"
화석연료 투자 감소에 청정에너지 투자 부족 겹쳐
에너지 가격 급등하며 '그린플레이션' 현실화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최근 전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은 기후변화 위기 대응으로 화석연료 투자는 줄었지만 청정에너지 투자는 그만큼 늘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너지 연구기관 리스태드에너지에 따르면 셰일오일·가스를 제외한 원유·가스 탐사 지출은 2010∼2015년 연평균 1천억달러에서(약 118조원) 원유 가격 폭락 이후 연평균 500억달러로 급감했다.
이런 추세는 최근에도 이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가스 산업 투자는 올해 3천560억달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약 26%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셰일오일·가스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 셰일업계에 자본을 대주는 투자자들은 유전 개발 투자를 줄이고 현금 배당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나마 형편이 좋은 미 텍사스주 페름 분지의 경우 생산이 아직 예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고 시추 설비를 늘리고 있는 곳은 시장 영향력이 적은 중소 업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와 달리 청정에너지는 미국과 유럽에서 정부의 보조금 지원과 다양한 정책들에 힘입어 에너지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다.
예컨대 2019년 미국에서 재생에너지가 134년 만에 처음으로 에너지원으로서 석탄보다 더 많이 소비됐다.
하지만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현재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데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IEA는 최근 발간한 '세계 에너지 전망 2021' 보고서에서 "세계는 미래 에너지 수요 충족을 위해 충분히 투자하지 않고 있다"며 "(에너지) 전환 관련 지출이 점진적으로 늘고 있지만 증가하는 에너지 서비스 수요를 맞추기엔 여전히 크게 부족하다"고 밝혔다.
IEA는 세계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고 기후변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청정에너지 투자를 올해 1조1천억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 3조4천억달러로 늘릴 필요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화석연료 투자 감소와 청정에너지 투자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현재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에너지 대란인 셈이다.
유럽에서는 천연가스 가격이 최근 3개월 사이 3배로 급등하고 중국에서는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 시간을 줄이고 있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있지만, 올겨울 천연가스 사용 가정의 난방비가 작년보다 평균 30%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관련 원자재 등 자원의 수요는 늘고 생산은 줄어 자원 가격이 오르는 현상인 '그린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주(州)법에 따라 화석연료 발전소를 퇴출시키는 가운데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지 못해 내년 여름 전력난 발생 우려도 제기된다.
캘리포니아주는 여름 피크 전력 수요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나 그 밖의 탄소 미배출 에너지원으로부터 충당하기로 했는데 이 계획이 여름 전력공급 부족을 예방할 만큼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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