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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NGO "종군 위안부 대신 위안부" 日정부 답변 철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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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0-18 18:25  

한일NGO "종군 위안부 대신 위안부" 日정부 답변 철회 요구

한일NGO "종군 위안부 대신 위안부" 日정부 답변 철회 요구

강제성 은폐하고·군 책임 회피 의도…190여개 단체 항의 동참

"고노담화 철회가 진짜 목적"…우려 표명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점기 징용이나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감추는 방식으로 교과서를 기술하도록 압박하는 것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시민사회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21' 등 한국과 일본 등의 190여 개 시민사회단체(이하 네트워크 등)는 '종군 위안부' 대신 '위안부', '강제 연행' 대신 '징용'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하다는 일본 정부의 답변서를 철회하라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스에마쓰 신스케(末松信介) 문부과학상에게 촉구하는 요구서를 18일 일본 문부과학성에 제출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 시절 각의(閣議) 결정한 이들 답변은 전쟁 중 일본이 일으킨 인권 침해를 은폐하거나 그 심각성을 희석하는 내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최근 출판사들이 교과서 기술 내용을 수정하도록 사실상 압박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네트워크 등은 답변서 각의 결정 이후 중고교 교과서를 만드는 5개 출판사가 사회, 지리 역사, 공민 등 29개 교과서의 종군위안부, 강제 연행 등의 표현을 삭제하거나·변경하겠다고 신청했고 문부과학성이 이를 승인했다면서 "자주적인 모양새를 취하고 있으나 명백하게 정부·문부과학성에 의한 강요"라고 규정했다.

일본 정부는 답변서를 국회에 제출한 후 이에 맞게 교과서를 수정하지 않는 경우 문부과학상이 '정정 신청 권고'를 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으며 15개 출판사 편집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한 임시 설명회에서 수정 신청 일정을 제시하는 등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 네트워크 등의 판단이다.



네트워크 등은 정부 답변서에 맞춰 교과서를 정정하도록 출판사에 내린 승인을 취소할 것을 함께 요구했다.

아울러 각의 결정이나 여타 방식으로 제시된 정부의 통일된 견해나 최고재판소의 판례가 존재하는 경우는 이를 토대로 교과서를 기술하도록 한 검정 기준(2014년 개정)의 철회도 촉구했다.

이번 요구서에는 '아시아 평화와 역사 교육연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등 한국 단체와 독일 주재 일본인 단체인 '베를린 여자 모임'도 참여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4월 27일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위안부가 "'군에 의해 강제 연행됐다'는 견해가 널리 유포된 원인은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고인) 씨가 1983년에 '일본군의 명령으로 한국 제주도에서 많은 여성을 사냥했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발표하고 해당 허위 사실이 대형 신문사에 의해 사실인 것처럼 크게 보도된 것에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아사히(朝日)신문이 요시다 발언이 허위라고 판단했다며 관련 보도를 2014년 취소한 사실을 거론하고서 "정부로서는 '종군 위안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오해를 부를 우려가 있으므로 '종군 위안부' 또는 '이른바 종군 위안부'가 아닌 단순한 '위안부'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서에서 덧붙였다.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에 위안부 피해자가 일본군에 의해 강제 연행된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는 취지의 질의에 일본 정부는 이런 답변을 내놓았다.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일본군의 책임을 희석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의심된다.

'종군 위안부'와 '이른바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은 1993년 8월 4일 일본 정부가 발표한 고노(河野)담화에서 사용됐다.

고노 담화는 "위안소는 당시의 군 당국의 요청에 따라 마련된 것이며 위안소의 설치, 관리 및 위안부의 이송에 관해서는 옛 일본군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이에 관여했다"며 일본군의 책임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참고로 한국은 일본과는 다른 이유로 최근에는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을 거의 안 쓴다.

'군대를 따라 전쟁터로 나간다'는 의미를 지닌 종군이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됐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대신 일본군의 책임을 드러내는 차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혹은 '군 위안부'로 쓴다. 유엔 보고서는 일본군 위안부를 '성노예'로 규정했다.

강제 연행 대신 징용이라는 표현이 적당하다는 답변 역시 강제성을 희석하려는 시도와 맞닿아 있다.

일본 정부는 "옛 국가총동원법 제4조 규정에 토대를 둔 국민징용령에 의해 징용된 한반도 노동자의 이입(移入·이동해 들어옴)에 대해서는, 이 법령에 의해 실시됐다는 것이 명확해지도록, '강제연행' 또는 '연행'이 아닌 '징용'을 쓰는 것이 적절하다"는 답변서를 각의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모집, 관(官) 알선, 징용 등의 형태로 동원돼 노역한 것은 강제노동에 관한 조약이 규정한 '강제노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견해도 각의 결정했다.

강제 연행은 일제 강점기에 징용이나 여타 방식으로 동원된 이들의 자신의 의사에 반해, 혹은 속아서 이주했으며 자신의 의사에 반해 가혹한 환경에서 노역했다는 점을 부각하는 용어로 두루 사용되고 있다.

이런 표현을 쓰지 말고 '징용'이라는 표현을 쓰도록 지침을 제시해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기 어렵게 하는 셈이다.

역사 전문가들은 노무 동원·징용, 일본군 위안부 동원이 사실상 선택의 자유가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며 동원 후의 처우나 업무 등을 속이고 데려간 경우가 많아 강요·약취·납치·유괴·취업 사기 등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해 왔다.

18일 문부과학성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시야마 히사오(石山久男)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21 대표위원은 "답변서 각의 결정을 후원한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등의 진짜 목적은 고노담화의 철회라는 것이 명백하다"며 일본 정부를 통해 드러난 일련의 움직임에 우려를 표명했다.

사토 히로미(佐藤廣美) 도쿄카세이가쿠인(東京家政學院)대 교수는 연합국총사령부(GHQ) 점령 시절 당국의 방침에 따라 먹칠된 교재 견본을 보여주며 일본 정부가 부분적으로 '국정 교과서'로 회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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