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어른 아이 할 것없이'…K팝에 매료된 이탈리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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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0-24 11:59   수정 2021-10-24 22:13

[르포] '어른 아이 할 것없이'…K팝에 매료된 이탈리아인들

[르포] '어른 아이 할 것없이'…K팝에 매료된 이탈리아인들

밀라노 이웃 세스토 산 조반니서 K-팝 페스티벌

사전예약 이틀 만에 350석 매진…달고나 200개도 순식간에 동나





(밀라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의 금융·패션 중심지 밀라노에서 K-팝의 열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24일 오후(현지시간) 밀라노와 맞닿은 도시 세스토 산 조반니의 한 이벤트홀.

문을 닫은 공장을 개조한 이곳에 이탈리아 시민이 속속 모여들더니 금세 350여 개 좌석을 메웠다.

이날은 손꼽아 기다린 K-팝 공연이 드디어 열리는 날이다.

이 행사는 주밀라노 총영사관이 주최한 '한국주간' 행사의 주 이벤트로 가장 큰 관심을 끌었다.

방역 수칙에 따라 사전 예약을 제한적으로 받았는데, 이틀 만에 매진됐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한국주간 K-팝 공연답게 시작 전부터 행사장 주변이 들썩거렸다.

올해 'K-팝 월드 페스티벌' 이탈리아 대회의 보컬·댄스 부문에서 각각 준우승한 현지 아마추어팀이 공연을 열었다.

이들은 한국 아이돌 스타 뺨치는 노래 실력과 춤으로 무대를 휘어잡아 객석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무대에 오른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6' 준우승 출신 가수 이아윤과 5인조 여성 프로젝트 댄스 그룹 댄스케이크는 '오리지널' K-팝을 현지인들에게 맛보게 했다.



K-팝의 본고장 한국에서 특별히 초청된 이들의 열정적인 무대에 매료된 관중의 함성에 공연장은 터져 나갈 듯했다.

모든 관객이 일어서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자녀와 함께 행사장에 온 중년 부부도 주변 시선엔 아랑곳하지 않고 어깨를 들썩였다. 일부는 평소에 보기 힘든 공연 장면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번 K-팝 페스티벌의 백미는 즉석에서 열린 댄스 강습이었다.

모든 공연이 마무리된 뒤 관객석 중앙에 놓여있는 의자가 한쪽으로 치워졌고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그대로 K-팝 댄스 강습소가 됐다.

댄스케이크는 방탄소년단(BTS)의 곡 '퍼미션 투 댄스'의 안무를 관객 앞에서 시범을 보였다.

50여 명의 관객이 스스로 나와 시범을 따라 하면서 K-팝 속에 빠졌다.

그중에는 너덧 살 남짓한 어린아이들도 있었다. K-팝으로 모두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한 관객은 "기대 이상의 공연이었다.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K-팝 페스티벌이 모두 끝난 직후 곧바로 이어진 한식 시식·전통주 시음회도 성황리에 진행됐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열풍은 밀라노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번 행사에 맞춰 특별히 준비된 '달고나'는 200상자가 순식간에 동이 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오징어 게임은 이탈리아에서도 한 달 넘게 '톱10'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밀라노 최대 위성도시 가운데 하나인 세스토 산 조반니에서의 한국주간 행사는 로베르토 디 스테파노 시장의 요청으로 성사됐다고 한다. 디 스테파노 시장 본인도 K-팝 페스티벌 내내 자리를 지킨 채 공연을 즐겼다.

평소에도 K-팝과 한식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는 디 스테파노 시장은 "공연 내내 젊은이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보며 한국문화의 매력을 새삼 확인했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의 성과가 큰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한국 관련 행사 개최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주밀라노 총영사관의 강형식 총영사도 "BTS에 이어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문화에 관한 관심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라며 "현지인들이 한국문화를 더 많이 접하고 즐길 수 있게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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