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해마다 10월이면 멕시코는 주황색 꽃으로 뒤덮입니다.
꽃의 이름은 '셈파수칠'(cempasuchil). 메리골드로도 불리는 국화과의 이 꽃은 멕시코에선 '죽음의 꽃'이라는 섬뜩한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옛 멕시코인들은 태양의 빛깔을 한 셈파수칠로 죽은 이들을 위한 제단을 장식하고, 망자들의 영혼이 길을 잃지 않고 제단을 찾아올 수 있도록 셈파수칠 꽃길을 만들었습니다.
멕시코 거리가 주황색으로 변한다는 것은 1년에 한 번 죽은 자들이 찾아오는 11월 1∼2일 망자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뜻입니다.


복원을 이유로 오래 비계에 갇혀 있던 멕시코시티 도심의 독립기념탑 천사탑도 셈파수칠 장식과 함께 오랜만에 시민들을 다시 찾아왔습니다.
꽃 농가들도 대목을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셈파수칠과 함께 이 무렵 멕시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해골입니다.
거리에서, 상점에서 갖가지 해골 장식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해골이 끔찍하거나 불길하지 않냐고요?
멕시코의 해골은 알록달록 생기가 넘칩니다.




숨결을 불어넣은 해골처럼 멕시코 망자의 날은 슬프고 엄숙한 날이 아닌 죽음과 삶이 한데 어울리는 유쾌한 축제입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코코'가 알록달록한 색감과 흥겨운 음악들로 멕시코 망자의 날을 결코 무겁지 않게 그려냈던 것처럼 말이죠.

올해 망자의 날엔 지난해 코로나19로 한 해 건너뛰었던 거리 행진도 펼쳐질 예정입니다.
코로나19로 숨진 28만 명 멕시코인들의 영혼도 셈파수칠의 안내를 받아 오랜만에 사랑하는 이들을 찾아 위로받을 수 있길 바랍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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