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캐나다CEO, 불어쓰는 퀘벡서 "영어써달라"…여론 격분

입력 2021-11-05 09:12   수정 2021-11-05 15:41

에어캐나다CEO, 불어쓰는 퀘벡서 "영어써달라"…여론 격분
"프랑스어 못해도 되더라" 발언에 거센 역풍…사퇴 압박까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영어와 프랑스어가 공식 언어인 캐나다의 국적항공사 에어캐나다의 마이클 루소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어를 잘 못 하는 것에 대해 비난과 사임 압박이 이어지자 즉각 사과하고 프랑스어를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루소 CEO는 "퀘벡 주민과 전국의 프랑스어 사용자에 대한 경의를 표하지 않으려는 게 아니었다"면서 "제 발언에 불쾌했을 분들께 사과드리며 프랑스어 실력을 향상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그의 사과는 에어캐나다의 본사가 있고 프랑스어가 주로 사용되는 지역인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전날 열린 상공회의소 행사 도중 프랑스어 관련 발언을 한 게 발단이 됐다.
그는 몬트리올에서 14년 이상 사는데도 프랑스어를 잘 못 하는 것에 대해 기자가 프랑스어로 질문하자 "영어로 다시 해주시겠어요?"라고 반문하며 "프랑스어를 말하지 않고도 몬트리올에서 살 수 있었다. 그게 몬트리올의 엄연한 현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발언으로 에어캐나다의 회복과 퀘벡 경제에서 에어캐나다의 중요성을 홍보하려고 마련된 행사가 루소 CEO에게 홍보 재앙이 됐다고 전했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퀘벡주는 물론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퀘벡 블록' 등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캐나다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고 영어의 막강한 영향력에 대한 불만이 높은 퀘벡주에서 언어는 정서적으로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문제다.
퀘벡주에서는 이런 불만을 기반으로 분리주의 정당인 퀘벡당(PQ)이 1970년대 이후 주지사를 여러 차례 배출했고, 연방 분리주의 정당인 '퀘벡 블록'(Bloc Quebecois)은 중앙 연립정부에 참여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퀘벡 블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연방정부는 에어캐나다의 주주로서 루소 CEO의 사임을 요구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사이먼 졸린-바렛 퀘벡주 법무장관도 트위터에서 "에어캐나다의 빅보스가 수십 년 전 우리가 완전히 거부한 행위, 즉 우리 언어와 문화에 대한 모욕을 표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