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폼페이서 발굴된 2천년전 로마제국 '노예의 방'

입력 2021-11-07 08:00   수정 2021-11-07 08:38

[월드&포토] 폼페이서 발굴된 2천년전 로마제국 '노예의 방'
4.8평 크기 방에 나무 침대·주전자·항아리·요강 등 출토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고대 도시 폼페이에서 과거 노예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유적이 출토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고고학공원은 로마제국 한 귀족 소유의 노예 가족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방을 발굴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16㎡(약 4.8평) 크기에 한쪽 벽 상단에 작은 창이 하나 달린 방에는 목제 침대 3개와 암포라(몸통이 길쭉한 항아리), 세라믹으로 만든 물 주전자, 요강 등이 놓여있었다고 합니다.

침대의 길이가 2개는 1.7m, 나머지 한 개는 1.4m인 점에 비춰 자식이 한 명 있는 노예 부부가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귀족이 살던 저택과 달리 벽에는 아무런 장식이 없고 다만 촛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흔적만 발견됐습니다.
앞서 올 2월에는 이 방 주변에서 상당 부위가 원형 그대로 보존된 고대 로마의 마차가 출토돼 주목을 받았습니다.

귀족 저택의 마구간으로 추정되는 장소였습니다. 2018년에는 이곳에서 말 세 마리의 유해와 말에 장착한 각종 마구(馬具)가 발굴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점에 비춰 이 노예 가족이 귀족의 마차를 관리하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고고학자들은 추정합니다.
이 방에서 마구 물품의 흔적이 발견된 것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고대 로마 시대의 노예에 관한 사료(史料)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귀족에게 종속된 최하 계층으로 불안정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짐작할 뿐입니다.

하지만 보존 상태가 훌륭한 이 노예의 방을 통해 그들이 살았던 일상적 삶의 한 단면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저명한 고고학자인 가브리엘 추흐트리겔 폼페이고고학공원 소장은 "이번 발굴은 사료로는 거의 드러나지 않은 고대 노예 계층의 불안정한 삶을 들여다보는 유일무이한 '창'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진진한 발견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습니다.

폼페이는 로마제국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 가운데 하나였으나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이라는 천재지변으로 한순간에 폐허가 됐습니다.
16세기 수로 공사 도중 유적이 출토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발굴 작업이 시작돼 현재는 과거 도시 형태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보존 상태가 좋은 데다 당시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고고학적 가치도 커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습니다. 1년에 400만 명 안팎의 내·외국인 방문객이 찾는 관광 명소이기도 합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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