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분노한 여성 투사들…회의장엔 중년 남성만

입력 2021-11-07 11:13  

기후위기에 분노한 여성 투사들…회의장엔 중년 남성만
'환경 문제' 성별·세대 간극, 기후변화 총회서 가시화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세계가 얼마나 데워질지 결정권을 지닌 이는 대부분 늙고, 남성이다. 기후 대응 속도에 가장 분노한 이들은 대부분 젊고, 여성이다."
지난달 3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기후변화와 관련한 남녀 간, 세대 간 차이를 명확히 드러내는 자리가 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국제기후 담당 특파원 소미니 센굽타는 6일(현지시간) 화석연료 퇴출 등을 요구하는 환경운동가의 시위가 한창인 글래스고 상황과 함께 이러한 분위기를 전했다.
기후변화 회의장의 세계 지도자들은 대부분 남성인데, 글래스고 시내를 메운 채 시위를 벌이는 환경운동가는 상당수가 젊은 여성들로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주 초 COP26 개막 기념촬영을 한 130여 개국 정상 가운데 여성은 10명에도 미치지 못했고, 평균연령은 60세를 훌쩍 넘어섰다.
반면, 글래스고에 모인 환경운동가는 여성이 많고, 20대 전후 젊은이도 적지 않다.
이들 중 상당수는 청소년 환경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스웨덴의 10대 여성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에게 영감을 얻어 환경 운동에 투신했다.
센굽타는 "전 세계의 소녀와 여성들이 가장 열정적인 기후 운동가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각국 정상과 환경 활동가들은 연령과 성별 차만큼이나 기후변화 대응 시간표와 관련한 입장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센굽타는 지적했다.
앞서, COP26에 참가한 105개국 정상은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메탄의 양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한다는 내용의 '국제 메탄 서약'을 도출했고, 이 서약에 동참하지 않은 중국과 인도 등도 2060년 혹은 2070년까지 화석연료 사용 비율을 크게 낮추거나 탄소 중립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 운동가들은 그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는 입장이다.
27년 전 첫 기후변화 국제회의 이후 수십 년이 지나도록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 억제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정치인들이 또다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캠페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FF) 소속 활동가인 도미니크 파머(22)는 "지금이 그때이고, 어제가 그때였다"면서 "우리는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26이 내놓은 결과에 실망한 일부 활동가들은 기후변화총회 자체를 '실패한 회의'로 규정하는 모습마저 보인다.



툰베리는 5일 글래스고 거리 시위에 참여해 "COP26이 실패란 건 비밀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COP26은 지도자들이 멋진 연설을 하고 화려한 약속과 목표를 제시하는 홍보성 행사로 변했고, 북반구 국가들은 어떤 과감한 기후 대응도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툰베리식 접근이 오히려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공동대응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지구시스템과학센터(ESSC)의 마이클 만 소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COP26이) 처음부터 못 쓸 것이었다는 활동자들의 주장이 화석연료 기업 경영진들을 기뻐 날뛰게 하고 있다"면서 "(화석연료 기업들은) 다자간 공동 대응이란 개념 자체를 무너뜨리고 의미를 퇴색시키길 원한다"고 말했다.
글래스고 시내에서는 지난 5일부터 환경운동가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 경찰은 5일 글래스고 시내에서 시위를 벌인 환경운동가의 수를 2만5천 명으로 추산했으며, 6일에는 시위대 규모가 두 배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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