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급등에 바이든까지 등판…금융시장도 '흔들'

입력 2021-11-11 09:01  

미국 물가급등에 바이든까지 등판…금융시장도 '흔들'
'일시적'이라던 연준 고민 깊어져…쇼핑대목 맞아 더 오를듯
나스닥 등 뉴욕증시 '주춤'…미 국채 금리와 금값도 상승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의 인플레이션 공포가 더 커지면서 워싱턴에 비상이 걸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이례적으로 직접 대응에 나섰으나, 금융시장의 불안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6.2%, 전월보다 0.9% 각각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지난 1990년 12월 이후 거의 31년 만의 최대폭 급등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월보다 4.6%,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근원 CPI는 1991년 8월 이후 30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발표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바이든 행정부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호언장담과 또다시 어긋났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연준은 지난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시작을 선언하면서도 최근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들에 의해 초래됐다는 견해를 굽히지 않았다.

특히 10월 CPI 상승률은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3배 이상 넘어 "아직 금리를 올릴 때가 아니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큰 고민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는 CPI가 아닌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지만, 이 역시 최신 통계인 9월 기준으로 4.4% 올랐다.
인프라예산법안 의회 가결이라는 성과를 거둔 바이든 대통령 또한 물가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CPI 발표 직후 성명을 내 물가상승 추세를 뒤집는 것이 자신의 "최우선 사안"이라며 즉각 진화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에너지 가격을 물가 급등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관련 대책과 조치를 주문했으나, 얼마나 효력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물가 급등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저축을 크게 늘린 미국인들의 상품 수요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원자재, 물류, 인력 등 전방위적인 공급망 차질이 맞물린 결과여서 꼬인 실타래를 풀기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게다가 11월 추수감사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말 쇼핑시즌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물가 압박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월 CPI가 '물가 상승 속도가 점차 느려질 것'이라는 워싱턴의 희망을 깨뜨렸다고 진단하면서 거의 모든 부문에 걸쳐 가격이 올랐다는 데 주목했다.
휘발유가 전년 동월보다 49.6%, 연료유가 같은 기간 59% 각각 폭등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주도한 가운데 중고차(26.4%)와 식음료(5.3%)도 큰 폭으로 가격이 뛴 것으로 집계됐다. 신차(9.8%)와 주거비(3.5%) 상승폭도 심상치 않았다.
앞으로도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예상이 실제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지난 8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공개한 최신 설문조사에서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5.7%로 지난 2013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후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시장은 인플레이션 심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63.84%(1.66%) 떨어진 15,622.71에 거래를 마쳤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결과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각각 0.66%, 0.82% 떨어져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높은 물가상승률 때문에 연준이 조기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0.409%에서 0.503%로, 10년물 국채 금리는 1.431%에서 1.553%로 각각 올랐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는 국제 금값도 이날 CPI 발표에 온스당 1%(17.50달러) 오른 1,848.30달러로 6월 이후 최고가에 마감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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