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자산의 부채, 인수자 부채비율 산정서 제외 논의돼
"헝다 자산 매각해 파산 위험 최소화 방안 추진"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중국 당국이 위기에 빠진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자산 매각이 용이하도록 대출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사가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 부채를 갚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또한 중국 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한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자산을 조금씩, 은밀하게 매각해 헝다 파산이 가져올 위험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해 8월 도입한 '3대 마지노선' 정책의 완화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정책은 부동산 개발회사가 순자산 대비 부채 비율을 70% 미만, 자본 대비 순부채비율을 100% 미만, 단기부채 대비 현금 비율을 100% 이상으로 각각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의 대출을 억제하겠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재정적으로 곤란한 부동산 개발회사가 자산을 매각하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잠재적인 인수자들이 이들 회사의 자산을 사들일 경우 그 자산에 딸려 있는 부채로 인해 자사의 부채비율이 오를까 우려해서다.
인민은행은 이와 관련, 국영기업 등 인수자가 자산 인수로 인해 얻게 된 부채를 인수자의 부채비율 계산 시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정부 직속 기구인 국무원발전연구센터가 이달 8일 광둥성 선전(深?)시에서 연 업계 좌담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요구가 있었다.
좌담회에 참석한 부동산개발사 자자오예(佳兆業·Kaisa) 관계자는 국영기업이 위기에 빠진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프로젝트들을 인수하도록 독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자자오예는 최근 자회사를 통해 발행한 부동산 프로젝트 연계 금융투자상품의 상환에 실패해 주식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인민은행이 이런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이는 기존 정책의 수정이 아닌 미세 조정에 그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의 대출 규제는 최대 4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저널은 아울러 중국 당국이 헝다의 자산을 조금씩 팔아 헝다의 '덩치'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선 현재까지 작업은 헝다가 추진했다가 보류된 개발 프로젝트에 집중돼 있다.
중국 정부의 명령에 따라 헝다 프로젝트가 진행됐던 중국 내 도시 200여곳 대부분이 현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해당 프로젝트의 재개를 지원하고 있다.
이 지역 지방정부들은 헝다의 현지 재정 상황을 점검하고 다른 개발사가 헝다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 업계도 주택 선분양 제도를 운용하고 있어 부동산 개발사가 주택을 완공하지 못할 경우 주택을 분양받은 고객들이 금전적 손실을 보게 된다. 이는 중국 중앙정부의 핵심적인 걱정거리이기도 하다고 저널은 전했다.
헝다가 개발을 아직 많이 진행하지 않은 프로젝트의 경우 헝다가 아예 해당 프로젝트를 취소한 뒤 분양대금을 고객들에게 돌려주고 해당 대지를 다른 개발사에 넘기게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한 헝다의 대형 자산 매각도 요구하고 있다. 헝다가 자회사를 통해 보유한 중국 성징은행(盛京銀行) 지분 19.93%를 지난 9월에 매각한 것도 중국 정부의 독촉 때문으로 알려졌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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