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제재 경고한 EU에 "가스공급 차단" 위협

입력 2021-11-11 23:29   수정 2021-11-12 09:50

벨라루스, 제재 경고한 EU에 "가스공급 차단" 위협
중동발 이주민 EU로 '밀어내기'…러는 전략폭격기 띄워 벨라루스 지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벨라루스-폴란드 국경 지역 난민 사태로 관련국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이번 사태의 책임을 자국에 돌리고 있는 유럽연합(EU)에 대해 가스 공급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벨라루스를 적극 지원하는 러시아는 이틀 연속 벨라루스 상공에서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 훈련을 실시하며 EU를 겨냥한 무력 시위를 벌였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내각 회의를 주재하며 EU가 난민 사태를 이유로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확대할 경우 유럽으로의 가스 운송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을 위한 '야말-유럽' 가스관이 지나가는 경유국이다.
루카셴코는 "우리는 유럽에 난방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폴란드 지도부와 리투아니아인들, 그리고 다른 머리가 없는 사람들은 말을 하기 전에 먼저 생각부터 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EU의 추가 제재에 대한 대응책으로 폴란드나 독일 등에서 러시아로 이어지는 벨라루스 내 경유 도로를 차단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벨라루스-폴란드 국경 지역 난민 사태와 관련 폴란드가 벨라루스와의 국경을 전면 폐쇄하고, EU는 벨라루스에 추가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응해 나왔다.
최근 몇 개월 동안 벨라루스를 통해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의 EU 국가로 입국을 시도하는 난민은 계속해 증가해 왔다.
벨라루스-폴란드 국경 지역 난민 위기는 벨라루스에 체류해 오던 중동 지역 출신 난민 수천 명이 지난 8일 폴란드 국경 지역으로 몰려들어 국경을 넘으려 시도하면서 고조됐다.
난민들은 국경 근처에 텐트를 설치하고 월경을 막는 폴란드 보안요원들과 대치하고 있으나,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방한 채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식수나 식량마저 부족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는 벨라루스 정부가 난민들을 의도적으로 폴란드 쪽으로 밀어내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군을 증강 배치해 유입을 막고 있다.
EU도 벨라루스가 자국에 대한 EU 제재에 보복하려고, 난민들의 유럽행을 방조하거나 고의로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벨라루스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경고하고 있다.

한편 벨라루스 동맹국으로 이번 난민 사태에서도 벨라루스를 적극적으로 두둔하고 있는 러시아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벨라루스 영공에서 전략폭격기 초계비행을 벌이며 벨라루스에 대한 군사 지원 의지를 과시했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공중우주군 소속의 투폴례프(Tu)-160 전략폭격기 2대가 폴란드와 접경한 남서부 '루잔스키 공군 훈련장'에서 폭탄 투하를 포함한 각종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벨라루스 전투기들도 동참한 이번 훈련이 러-벨라루스 '연합국가'(Union State) 방공시스템 점검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옛 소련권 국가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에 함께 속해있는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 1999년 별도의 연합국가 창설 조약을 체결하고 국가통합을 추진해 오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에도 자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Tu-22M3 2기가 벨라루스 영공을 초계 비행하고, 러-벨라루스 연합국가 방공시스템을 점검했다고 밝힌 바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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