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도 몸무게도…기후변화, 아마존 열대림 새들의 체형 바꿨다

입력 2021-11-13 10:09  

날개도 몸무게도…기후변화, 아마존 열대림 새들의 체형 바꿨다
더 덥고 건조해지며 40년 사이 몸무게 줄고 날개 길어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 최대의 열대우림인 아마존이 지난 40년간 건기에 더 덥고, 건조해지면서 이곳에 서식하는 새들이 수세대에 걸쳐 몸무게는 줄고 날개는 길어지는 체형 변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LSU)와 외신 등에 따르면 비영리 야생 동식물 및 생태 보호단체 '완전한 생태 연구센터'(IERC)의 생태학자 비텍 지리넥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아마존에 서식하는 총 77종의 조류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40년간 아마존에서 야생 조류를 붙잡아 몸무게와 날개 크기 등을 측정하고 개체식별 밴드를 달아 풀어준 약 1만5천마리의 조류에서 수집한 자료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77종 모두에서 몸무게가 줄고, 날개 대비 몸무게 비율도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36종은 1980년대 이후 10년마다 약 2%씩 몸무게가 줄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지적됐다.
또 61종은 날개 길이가 길어진 것으로 측정됐다.
연구팀은 이 자료가 아마존의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한 지역에서 수집된 것이라 아마존 전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필립 스토우퍼 LSU 교수는 "의심할 것도 없이 이는 아마존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며, 새뿐만이 아닐 것"이라며 동식물 모두 변화를 겪고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열대우림의 시원하고 어두운 바닥에 서식하는 종부터 중간 높이의 햇빛이 드는 더운 곳에 사는 종까지 다양한 종을 조사했는데, 더 덥고 건조해진 조건에 많이 노출되는 중간 높이 서식종이 몸무게와 날개 길이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간층 높이의 조류종은 대개 바닥에 서식하는 종보다 더 많이 비행하는데, 몸무게를 줄이고 날개 길이를 늘임으로써 날개에 실리는 하중을 줄여 더 덥고 건조해진 조건에 적응한 것으로 분석했다. 날개 대비 몸무게 비율이 높으면 비행 중 날갯짓을 더 빨리해야 해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고 대사열도 많아져 더 덥고 건조해진 기후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아마존의 새들이 점점 더 덥고 건조해지는 조건, 특히 6∼11월의 건기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지리넥 박사는 "오염되지 않은 열대우림 한가운데서도 우리를 포함해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의 영향을 볼 수 있다"면서 "이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마지막 날에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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