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의회 선거에 주요 민주진영 후보 등록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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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1-14 17:16  

홍콩 의회 선거에 주요 민주진영 후보 등록 안해

제1야당 민주당 등 출마자 없어…중국 '입맛'에 맞는 선거제 개편 뒤 첫 선거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다음달 치러지는 홍콩 의회 선거에 주요 민주 진영에서는 아무도 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홍콩 공영방송 RTHK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마감된 홍콩 의회인 입법회 예비 후보에 총 154명이 등록했으며 이중 친정부 진영이 아닌 인물은 1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을 '중도' 혹은 '온건파'라고 주장하는 이들 14명은 과거 민주 진영에 몸을 담았던 이력이 있거나 2019년 구의회 선거에서 친정부 진영 후보를 꺾은 경력이 있다.

그러나 홍콩 제1야당인 민주당과 민주민생협진회 등 주요 민주 진영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았다.

민주당이 입법회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은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후 처음이다.

이번 입법회 선거는 중국이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을 기조로 홍콩의 선거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뒤 처음 치러진다.

선거제 개편으로 입법회 의원수는 70명에서 90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직선 의석수가 35석에서 20석으로 줄었고, 친중 진영이 장악한 선거인단(선거위원회)이 뽑는 의석이 40석 신설됐다. 나머지 30석은 업계 간접선거를 통해 뽑는 직능대표 의석이다.

RTHK는 입법회 의석수가 20석 늘어났지만 전체 입후보자 수는 직전 선거인 2016년 때와 같다고 전했다.

선거인단이 선출하는 40석에 51명이 지원했고 직능대표 30석에는 68명, 직선 의석 20석에는 35명이 각각 등록했다.

다만, 출마를 희망한다고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중국은 홍콩 선거제를 개편하면서 모든 공직선거 출마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자격심사위원회를 설치했다.

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은 자격심사위의 검증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출마자'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존 리(李家超) 정무부총리가 이끄는 자격심사위는 지원자의 과거 행적, 홍콩과 중국 정부에 대한 충성심 등 '애국심'을 판단해 오는 26일 입법회 출마자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홍콩 야권은 출마를 원해도 자격심사위의 검증을 통과하는 게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

또 중국의 '입맛'에 맞게 개편된 선거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구색 맞추기용 들러리로 전락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RTHK는 "예비 입후보자 대부분은 친정부 진영이며 이에 속하지 않는 인물은 대부분 직선 의원직에 도전했다"라며 "선거제 개편으로 직선 의석이 줄어들자 현역 의원 상당수가 선거인단이 선출하는 40석에 도전했다"고 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이번 선거에서 부전승이 나오지 않도록 친중 진영에 분야별 후보자를 사전에 잘 안배하도록 했다"며 "과거 경쟁없이 당선된 일부 중진 의원은 이번에 선거에서 경쟁할 후보를 물색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야당에 불리하게 홍콩 선거제를 개편해 비판이 나오자 친중 진영이 경쟁 상대없이 자동 당선되는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사전 작업을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마이클 데이비스 전 홍콩대 교수는 SCMP에 자격심사위원회를 언급하며 "모든 반대파의 출마가 사실상 가로막힌 상황에서 경쟁이 아무리 치열한들 선거의 합법성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존 번스 홍콩대 명예교수도 "전통적으로 유권자의 최소 45%를 차지하는 민주 진영 지지자는 이번 선거의 합법성을 의심한다"고 말했다.

주요 야권이 빠진 상태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 대중이 얼마나 관심을 보일지도 미지수다.

라우시우카이(劉兆佳)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야권을 지지하는 유권자는 개편된 선거제가 불만스러우면 미온적으로 반응할 것이고, 친정부 유권자도 친정부 후보가 표를 얻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과거처럼 관심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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