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영국과 어업권 분쟁 해소를 위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랑스 북부를 방문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취재진과 만나 "위원회가 우리를 보호해야 하는데 너무 느리고, 약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계속해서 싸울 것이며 어업권 종사자들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위원회가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하면 프랑스가 하겠다"고 강조했다.
"영국이 우리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 양보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빚어진 어업권 분쟁은 양국 간 갈등이 아니라 영국이 EU와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거듭 지적했다.
영국은 EU를 탈퇴하면서 프랑스 등 EU 국가 어선이 영불해협에 있는 영국령 저지섬 주변 배타적경제수역(EEZ)과 영국 영해에서 조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영국과 저지섬 당국은 지난 9월 조업권 연장 심사에서 갑자기 외국 선박의 어업권을 대거 축소했고, 이에 프랑스는 협정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는 영국 어선의 프랑스 항구 정박을 금지하고, 국경에서 영국 상품 검역을 강화하는 방법 등으로 보복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저지섬에 공급하는 전기가 프랑스 본토에서 나오는 만큼 전기 공급을 제한하거나, 비용을 올리는 방안까지도 프랑스 당국은 검토하고 있다.
클레망 본 프랑스 외교부 산하 유럽 담당 장관은 "대화가 결실을 보지 못할 때를 대비해서 가능한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달 3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일단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양측이 대화를 이어가는 동안 영국은 프랑스에 조업을 할 수 있는 임시 허가증을 내주고, 프랑스는 계획했던 제재를 보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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