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행사서 여성 옷 입은 말레이 트렌스젠더, 호주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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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1-20 12:06  

이슬람 행사서 여성 옷 입은 말레이 트렌스젠더, 호주 망명

이슬람 행사서 여성 옷 입은 말레이 트렌스젠더, 호주 망명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의 이슬람 종교행사에서 여성 옷을 입었다가 고발당한 트렌스젠더가 태국을 거쳐 호주로 망명했다.



20일 말레이메일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인 트렌스젠더 누르 사잣 카마루자만(36)은 SNS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면서 화장품, 건강보조제 등을 팔아 성공한 사업가이다.

그는 2013년 태국의 유명한 트렌스젠더 미인대회에 참가해 춤으로 상을 받았고, 2017년에는 수술을 통해 신체적으로 '완전한 여성'이 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교가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에서 누르 사잣이 히잡을 쓰거나 여성 기도복을 입고 성지순례를 다녀온 사진을 올릴 때마다 보수 무슬림들의 비판이 들끓었다.

보수 무슬림들은 남녀의 신체적 특징을 둘 다 가지고 태어난 간성(間性)의 경우 한쪽 성을 택하는 것을 용인하지만, 트렌스젠더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누르 사잣은 2018년 자신이 개인적으로 주최한 이슬람 종교행사에 여성 전통의상 '바주 끄룽'을 입고 참석했다가 종교부로부터 이슬람을 모욕한 혐의로 고발당했고, 올해 초 경찰에 체포당하는 등 수사를 받았다.

그는 지난 3월 태국 방콕으로 밀입국해 머물다 지난달 호주 정부의 난민 인정을 받아 호주로 망명했다.



누르 사잣은 최근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부모님과 가족이 보는 앞에서 내게 수갑을 채우고, 때리고, 밀고 가혹하게 대했다"며 "트렌스젠더도 감정이 있고, 평범하게 살 자격이 있다. 그래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말레이시아의 가족이 그립지만, 호주에서 다시 화장품 사업을 시작하고 현지 트렌스젠더들과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누르 사잣을 호주에서 데려오도록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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