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에 총쏜 17세…리튼하우스 사건 전말

입력 2021-11-21 17:15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에 총쏜 17세…리튼하우스 사건 전말
한밤중 총격 현장 재구성…백인 3명 사망·중상
정당방위로 무죄 평결…"나 자신을 지켜야만 했다…후회 안 해"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한 10대가 무죄 평결을 받은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면서 당시 현장에서 벌어진 사건의 전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들을 종합해 카일 리튼하우스(18)가 시위대에 총을 발사한 2020년 8월 25일의 상황을 재구성했다.
당시 리튼하우스가 사는 위스콘신주(州) 커노샤 카운티에서는 이틀 전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중상을 입은 것을 계기로 방화와 약탈을 동원한 과격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17세였던 리튼하우스는 지인을 통해 불법으로 구매한 AR-15 소총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그날 낮까지만 해도 평소처럼 등교해 자원봉사자들과 담벼락 낙서를 청소하던 청년이 자경단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리튼하우스는 W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위스콘신주가 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실업 급여 1천200달러(약 142만 원)를 받아서 총을 샀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 내 상점들을 보호하고, 의료지원을 제공하려 했다고 말했다.
총기로 무장한 이유에 대해선 그런 과정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여럿이 죽고 다치는 참사로 이어졌다.
리튼하우스는 현지 시각으로 오후 11시 45분께 자살을 기도해 입원 치료를 받다가 이날 막 퇴원한 조울증 환자 조지프 로젠바움(36)과 맞닥뜨렸다.
로젠바움은 시위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우연히 현장에 있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젠바움은 세면도구 등이 든 비닐봉지를 던지며 폭력적인 태도를 보였고, 리튼하우스는 자신의 총을 로젠바움이 붙잡자 방아쇠를 당겼다. 네 발의 총탄을 맞은 로젠바움은 곧 사망했다.
리튼하우스는 즉각 달아났고, 총소리를 듣고 달려온 시위 참여자들이 그의 뒤를 쫓았다.
수분 뒤 발을 헛디뎌 바닥에 쓰러진 리튼하우스는 스케이트보드를 휘두르며 달려드는 앤서니 후버(26)를 추가로 사살했다.



리튼하우스는 권총을 든 채 자신에게 다가오는 다른 시위대원을 향해서도 총기를 발사해 중상을 입혔다. 리튼하우스는 해당 시위대원이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겨냥했다고 주장한다.
리튼하우스는 이튿날 오전 1시 30분께 어머니와 함께 경찰에서 출두해 자수했다.
이날 리튼하우스의 총에 숨진 2명, 다친 1명은 모두 백인이다.
이 사건은 정당방위가 용인될 수 있는 범위, 자경단의 역할, 총기 소유의 정당성 등을 둘러싸고 거센 논쟁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19일 위스콘신주 커노샤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배심원단은 2건의 살인과 1건의 살인미수로 기소된 리튼하우스에게 무죄를 평결했다.
리튼하우스는 소총을 산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그렇지 않았다면 그날 밤 난 죽었을 것이다. 난 나 자신을 지켜야만 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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