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장잔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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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1-23 13:10  

[특파원 시선] 장잔을 기억하자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온세계가 펑솨이로 뜨겁다. 전직 중국 최고지도부 일원을 '미투'한 그의 안전과 신원(伸寃)을 위해 전세계 테니스 스타들과 백악관, 유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까지 나섰고, '모르쇠'로 일관하던 중국 정부(외교부 대변인)도 펑솨이의 폭로 20일 만에 펑솨이가 행사장에 나타난 사실을 확인하며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한때 세계 테니스 여자복식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스포츠 스타인 그에게 막강한 우군이 붙은 덕에 최소한 그가 실종되거나 생사가 불분명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은 확인됐다.

전 세계 중국 관련 기사의 흐름을 펑솨이가 잡고 있는 동안 잊혀져선 안 되나 잊혀져가는 사람이 있다. 우한 시민기자 장잔(張展)이다.

전직 변호사인 장잔은 작년 2월 중국에서 처음 대규모로 코로나19가 유행한 우한 지역을 취재해 당국이 주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도시를 봉쇄했다고 비판하는 글과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그해 5월 '공중소란' 혐의로 우한에서 체포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구금 상태에서 단식 투쟁을 하며 저항하느라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장잔의 오빠 장쥐(張擧)는 지난 8월 시점에 177cm인 동생의 체중이 40㎏밖에 되지 않았다며 올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숨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베이징 주재 외신 특파원으로서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 등을 취재하면서 서방이 제기하는 중국의 내부 문제에 대해 중국이 '피(被) 포위 의식'으로 대응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서방발 인권 언급을 자국을 괴롭히려는 의도라고 받아들이는 중국 당국은 신장(新疆) 인권 문제 등이 거론될 때마다 반사적으로 '정치공작'이라며 일축했고, 노예제, 인디언 학살로 맞불 놓는 외교부 대변인에 중국인들은 속 시원해 했다.

그러면 장잔은 어떤가. 그가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우한으로 갔을 때 그에게 서방의 반중 인권 공세를 거들고 싶은 생각이 있었을까? 그는 자기 눈으로 본 우한의 현실을 주변의 중국인들에게 알리고 싶어했고, 필경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중국 사람들이 있었을 것으로 필자는 믿는다.

그가 만약 감옥에서 변을 당한다면 제2의 '우한의사 리원량'으로 언젠가 기록될 수 있고, 그의 죽음은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 될지 모른다. 그가 전하려 했던 우한의 편린이 불편했던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장잔에 대해 중국 당국이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길 같은 '기자'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한다. 그것은 서방의 베이징동계올림픽 외교 보이콧 공세 앞에서 조용하면서도 효과적인 대응이 될지도 모른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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