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몰도바에 "가스 대금 안주면 공급 중단" 엄포

입력 2021-11-23 10:25  

러시아, 몰도바에 "가스 대금 안주면 공급 중단" 엄포
몰도바 '국가 비상사태' 끝에 지난달 재계약…22일 867억 지급기한
미국, 노드 스트림 2 관련 업체 추가 제재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러시아가 친서방 성향 때문에 신경전을 벌여온 동유럽 소국 몰도바에 천연가스 대금을 내지 않으면 48시간 이내에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22일(현지시간) 통보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 관계자는 러시아매체 NTV 인터뷰에서 지난달 양측이 체결한 계약상 22일이 대금 상환일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에 몰도바가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7천300만 달러(약 867억원) 상당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기존 가스공급 계약은 9월 말 종료했지만, 천연가스 가격 급등 속에 양측이 공급가격 등 계약 연장 조건에 합의하지 못하며 재계약이 난항을 겪었다.
러시아 측은 새 계약을 체결하려면 지난 몇 년 간 누적된 몰도바의 체불 가스 대금 약 7억 달러(약 8천317억원)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협상이 난항을 겪는 와중에 몰도바에서는 주택 난방이 끊기고 기업으로의 가스 공급이 차질을 빚는 등 심각한 에너지난이 벌어졌다. 정부는 가스 부족 위기로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가 친서방 노선을 걷는 몰도바 정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가스를 무기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왔다.
옛 소련에 포함됐던 몰도바에선 작년 친서방 개혁 성향 정부가 집권해 EU와의 관계 강화를 꾀하고 있다.
가스프롬은 협상 과정에서 공급 가격을 크게 올렸는데, 이를 두고 몰도바와 EU는 러시아가 가스를 지정학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달 말 협상을 타결하고 1일부터 새 계약에 따른 가스공급을 해왔다. 가스 공급가는 분기마다 이전 9개월간의 유가와 가스 가격을 고려해 책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즈프롬 측은 가스 공급 중단 방침을 밝히는 동시에 "몰도바가 계약상의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지 못한 데 대해 극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러시아의 가스관 건설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노드 스트림 2' 가스관 사업과 관련 있는 업체 1곳과 선박 2척과 관련한 제재안을 미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노드 스트림 2는 기존 가스관과 달리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발트해를 거쳐 독일까지 가스를 실어나르기 위해 1천225km 길이의 관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완공시 러시아의 공급량이 현재보다 배로 늘어날 수 있다.
미국은 유럽의 러시아 의존도 증가를 우려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보내기 위한 가스관 건설사업에 반대하며 관련 제재안을 발표하고 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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