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부유 드라이브 속 '시장, 시장, 시장' 외친 리커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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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1-23 13:20  

공동부유 드라이브 속 '시장, 시장, 시장' 외친 리커창

공동부유 드라이브 속 '시장, 시장, 시장' 외친 리커창

전력 대란 부른 '운동식·돌격식' 행정 정면 비판

'소수파 총리' 시진핑 등 주류의 거친 시장 관리 행태에 견제구 분석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에서 사회주의 기본 원칙을 강조하는 '공동부유' 국정 기조가 전면화하면서 개혁개방 이후 유지된 당국과 시장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시장의 중요성을 작심하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지도부 내 소수파인 리 총리는 중국 경제를 혼란에 빠뜨린 전력 대란을 초래한 경직된 탄소배출 저감 정책 집행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 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필두로 한 주류 세력의 거친 시장 관리 행태에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23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전날 상하이, 광둥성, 장쑤성, 저장성 등 주요 성(省)급 행정구역 책임자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상하이에서 진행된 경제 업무 좌담회에서 시장의 활력이 유지되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경제 현실을 도외시한 정책을 펴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시장 주체는 이미 1억5천만이 넘는다"며 "시장 주체가 많고 경제 발전이 잘 이뤄진 곳일수록 경제가 더욱 활력 있고 강한 근성을 갖는다는 것을 과거의 경험이 증명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국가가 감세와 행정 경비 절감 등을 조합한 정책을 내놓은 것은 개혁의 방법으로 시장 주체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 지방정부와 관계 부처가 시장 주체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양호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경제 정책에 관련 조처를 내놓을 때는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해 실사구시(實事求是)함으로써 운동식, 돌격식, 단칼식 조처를 채택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9∼10월 중국 산업 현장을 일대 혼란으로 밀어 넣은 전력 대란 사태에 관한 언급이다.

앞서 리 총리는 지난 10월에 전력난 해소 방안을 주제로 한 국무원 회의에서 각 지방정부가 '운동식'으로 탄소 배출 저감을 하거나 '단칼로 문제를 해결하는 식'(一刀切)으로 전력 공급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시 주석의 장기 집권 기반을 굳히기 위한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 전회) 시작 직전인 지난 6일 '전력 공급 정상화'를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에서는 사실상 '시진핑 정책'인 저탄소 드라이브가 초래한 전력 대란이라는 실패를 더는 거론하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했는데 리 총리가 공산당 핵심 간부 집단인 성장급 간부들을 모아 놓고 '운동식' 정책 실패 문제점을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

게다가 리 총리는 그간 쓰던 '운동식'(運動式), '단칼식'이라는 말 외에 '돌격식'(冒進式)이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하나 더 붙였는데 이는 그가 경제 현실을 도외시한 무리한 정책 집행을 더욱 강력한 톤으로 비판하고 나섰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리 총리의 이번 발언은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밀어붙이는 중국 공산당이 분배의 기능을 강화하는 '공동 부유'라는 새 국정 기조를 전면화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작년 말부터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압박을 강화해 업계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또 공동 부유 실천을 위한 '부동산 개혁'을 명분으로 자금줄을 끊는 바람에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이 급랭해 채무불이행(디폴트)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또한 국민의 사교육비 부담 완화를 위해 사교육을 거의 전면 금지하는 '개혁'이 단행되면서 130조원 넘는 것으로 추정되던 중국의 거대한 사교육 산업이 송두리째 소멸했다.

시장의 예상 범위를 넘는 중국 당국의 초강경 조처가 잇따르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중국발 규제 공포가 급속히 고조되기도 했다.

리 총리는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일원이지만 종종 주류 입장과 결이 다른 '소신 발언'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그는 작년 5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지적하며 "6억 명의 월수입은 겨우 1천 위안(약 17만원)밖에 안 되며, 1천 위안으로는 집세를 내기조차 힘들다"고 토로했다.

대외에 공개되지 않던 자국의 '치부'를 드러낸 리 총리의 발언은 시 주석이 선전해온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14차 5개년 경제계획(14·5계획·2021∼2025년) 수립을 앞둔 민감한 시점인 작년 11월에도 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통해 "현재 인민대중의 교육, 의료, 주택, 식품·의약품 안전, 소득 분배 등 방면에서 느끼는 불만이 여전히 많다"고 지적하면서 중국 공산당의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시절 그는 시 주석과 차기 일인자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툰 라이벌 관계지만 당내 경쟁에서 밀려 이인자인 총리직을 맡았다. 하지만 시 주석의 유일 영도 체계가 강화되면서 리 총리의 존재감은 더욱 약해졌다.

시 주석은 내년 가을 열릴 20차 당대회에서 총서기에 다시 선출돼 장기 집권의 문을 열 예정이지만 리 총리는 여기서 먼저 정치국 상무위원직을 내려놓고 차기 총리가 선출되는 2023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때 은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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