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앞섰던 양쯔강 신석기문명 대형 홍수로 붕괴

입력 2021-11-25 16:20  

세계서 가장 앞섰던 양쯔강 신석기문명 대형 홍수로 붕괴
'량주문명' 인근 동굴 석순 분석 결과…'첨단' 수리시설 갖췄지만 침수 뒤 버려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중국 양쯔강 삼각주 인근 량주(良渚)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신석기 문명 중 하나로 꼽히는 약 5천년 전 고대 유적이 있다. '량주 문명'으로도 불리는 이 유적지는 완전히 버려졌다가 뒤늦게 발굴이 이뤄지고 문화적 가치를 인정 받으면서 2019년에야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 유적에서 발굴된 댐과 수로, 저수지 등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정교한 수리 시설로 꼽힌다. 상당히 앞선 문명이 구축돼 있었음에도 약 4천300년 전에 갑자기 붕괴했으며 그 원인이 분명치 않았다.
중국 시안자오퉁(西安交通)대학의 지질학자 장하이웨이 부교수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 기후·지질학자 크리스토프 스푀틀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비정상적인 강력한 장마가 대형 홍수를 일으킨 것이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이 저널과 인스브루크대학 등에 따르면 량주문명은 약 5천300년 전부터 1천 년 가까이 지속하다가 종말을 맞았다.
발굴된 유적에서는 전쟁 등과 같은 인간에 의한 문명 파괴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유적 위로 얇은 진흙층이 형성돼 있어 문명의 종말과 양쯔강의 범람이나 바닷물 침수 등이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은 됐지만, 이것만으로 결론을 내리기에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동굴 내에서 형성되는 종유석이나 석순과 같은 점적석이 고대 기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는 점에 착안해 유적지 주변 동굴의 석순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유적지 인근의 동굴 두 곳에서 1만4천년 전까지 강우 상황을 알 수 있는 석순 시료를 채취했으며, 탄소 동위원소와 우라늄-토륨 분석 등을 통해 4천345∼4천324년 극단적인 큰비가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스푀틀 박사는 "두 동굴이 장마 때 양쯔강 삼각주와 같이 영향을 받는 지역 안에 있고, 석순은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4천300년 전쯤으로 밝혀진 문명 붕괴 시기에 대한 정확한 통찰력을 제공해 줬다"고 밝혔다.
장 부교수는 시안자오퉁대학에서 진행한 우라늄-토륨 지질연대 측정법으로 추정한 시기의 오차는 ±30년이라면서 "이는 시간상으로 놀라울 만 한 정확도"라고 했다.
논문 제1 저자인 그는 "대형 장마가 양쯔강과 지류의 심각한 범람으로 이어져 첨단 댐과 수로조차도 이를 버티지 못하고 문명이 파괴돼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동굴의 석순 자료로는 이런 습한 기후가 300년간 간헐적으로 지속했다면서 양쯔강 삼각주 일대 다른 신석기 문명의 붕괴는 4천년 쯤 시작된 건기에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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