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변이 오미크론 출현 전세계 비상…긴급 입국 금지(종합2보)

입력 2021-11-27 11:40   수정 2021-11-27 16:42

새 변이 오미크론 출현 전세계 비상…긴급 입국 금지(종합2보)
WHO '우려변이' 지정…미국, 유럽 등 곳곳 남아프리카발 입국 긴급 제한
이스라엘·벨기에 등서 확인…백신 무력화 우려
코로나 재확산 우려에 증시 폭락…WTI, 배럴당 70달러선 붕괴



(런던·서울=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전명훈 기자 = 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의 출현에 주요국이 바짝 긴장하며 처음 보고된 남아프리카 지역과 통행을 서둘러 중단하고 있다.
안 그래도 겨울을 앞둔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세에 각국의 긴장이 갈수록 높아지던 와중에 더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새 변이종까지 나타나자 각국 증시와 유가까지 크게 타격받았다.


◇미국, EU, 중동, 아시아 등 남아프리카발 입국 제한
미국은 오는 29일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근 국가에서 오는 여행객 입국을 제한할 예정이라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일 밝혔다.
자국민·영주권자를 제외하고 입국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미국이 여행을 제한한 대상 국가는 남아공,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이며,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캐나다는 아예 이들 국가의 여행객에 대해 국경을 걸어 잠글 방침이다.
유럽연합(EU)은 27개 회원국이 비슷한 여행 제한조치에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고, 영국과 러시아 등도 남아공과 인근 국가에서 오는 항공편 차단이나 자국민 외 입국 금지, 격리 등의 조치를 발표하고 나섰다.
싱가포르, 인도, 일본, 홍콩,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나 브라질 등 남미 국가도 속속 남아공 인근 국가에 대한 국경 통제에 나서고 있다.
호주는 남아공에서 온 여행객을 의무 격리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세계무역기구(WTO)도 오미크론의 등장에 따른 각국의 여행제한 조치를 고려, 오는 30일 열 예정이던 각료 회의를 전격 연기했다.
오미크론에 대한 완전한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경을 통제하고 이동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벌어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세계 각국의 이런 조치에 대해 조 팔라 남아공 보건부 장관은 "부당하다"며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이나 정상 범위를 넘어섰다"고 반발했다.

◇ 남아공·홍콩·이스라엘·벨기에서 발견
오미크론 변이는 남아공 과학자들이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가지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새로운 변이, 'B.1.1.529'가 발견됐다고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처음 발견된 것은 아프리카 보츠와나이고 남아공에서 확산 중이다. 이후 홍콩에 이어 이날 이스라엘과 벨기에에서도 확인됐다.
홍콩에서는 2차 감염이 생겼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지난 25일을 기준으로 지금까지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수는 남아공 77명, 보츠와나 6명, 홍콩 2명, 이스라엘 1명, 벨기에 1명 등 총 87명이다.
그러나 남아공에서 오미크론 감염으로 추정되는 확진자 수가 990명에 이르러 숫자가 급격히 늘어날 소지가 다분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전문가 회의를 열고 이 변이종에 오미크론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우려 변이종'으로 분류했다. 델타 변이와 같은 가장 높은 수준의 분류 단계다.
WHO는 "예비 증거에 따르면 다른 변이와 비교했을 때 재감염 위험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숙주 세포로 침투하기 때문에 오미크론이 보유한 스파이크 단백질의 돌연변이는 전파력에 큰 변화를 의미할 수 있다. 백신의 효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도 "전파력은 크고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는 데다 재감염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각국에 여행제한, 부스터샷 접종 확대 등을 긴급히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산시장도 크게 위축…세계 증시·유가 폭락
가뜩이나 겨울철을 앞두고 유럽이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봉쇄로 회기하는 터에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으로 전세계 자산 시장도 강하게 타격받았다.
세계 증시는 이날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53% 급락하며 지난해 10월 28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유럽 증시도 4% 넘게 폭락했다.
특히 차갑게 냉각된 여행 수요 탓에 크루즈 운영사, 항공사들의 주가가 하루 만에 10% 가까이 무너져내리면서 주요 증시의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원유 선물시장도 큰 타격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3.06%(10.24달러) 폭락한 68.15달러에 마감해 70달러 선을 내줬다. 하루 낙폭으로는 2020년 3월 이후 최대치다.
한때 여행 수요 회복세와 에너지 부족 사태가 원유 가격을 배럴당 83.36달러(10월26일)까지 밀어올렸으나,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에 상승 동력이 푹 꺼져버린 셈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1월 인도분도 11.55%(9.50달러) 급락한 배럴당 72.72달러에 장을 마쳤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력을 완전히 분석하는 데에는 적어도 몇 주가 필요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새 변이 분석에 "수 주가 필요하다"고 밝힌 상태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얀센(존슨앤존슨), 노바백스 등 백신 제조사들은 오미크론을 분석하고 맞춤형 백신을 내놓을지 검토에 나섰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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