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보단 덜 귀엽지만…대만, 체코에 천산갑 보내 중국 견제

입력 2021-12-03 11:03  

판다보단 덜 귀엽지만…대만, 체코에 천산갑 보내 중국 견제
'베이징과 절연' 프라하로 내년 3월 두마리 이주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판다를 앞세운 중국의 '동물 외교'에 만만찮은 라이벌이 등장했다. 멸종위기 동물 천산갑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만 타이베이 동물원이 내년 3월 체코 프라하 동물원에 천산갑 두마리를 보낼 예정이라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타이베이 동물원은 현재 사육 중인 천산갑 가운데 가장 건강 상태가 좋은 두마리를 '외교 사절'로 낙점했다.
애초에는 이번 달 프라하 도착이 예정돼 있었지만, 여행을 준비하던 천산갑 중 한 마리가 최근 출산하면서 새끼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여행이 미뤄졌다.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 시장은 프라하에 보내는 천산갑에 대해 "조건 없는 선의의 표현"이라며 "우정을 유지하는 것은 권력을 휘두르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즈데네크 흐리브 프라하 시장은 어린 시절부터 천산갑의 광팬이었다고 한다.
흐리브 시장은 당선 이후 두번째로 타이베이를 공식 방문한 지난 8월에도 타이베이 동물원에서 천산갑의 사육 시설을 견학했다.
온몸을 뒤덮은 비늘이 특징인 천산갑은 그 비늘이 약재로 꼽히면서 밀렵꾼 손에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한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인체 전파 매개체로 꼽히기도 했다.
천산갑이 외교 사절 역할을 하려면 일단 건강 유지가 필수다.
지금까지 대만이 해외에 보낸 천산갑은 6마리뿐인데, 이 중 3마리가 폐사했다. 1마리는 고령으로 자연사했지만, 나머지 2마리는 '현지 식사'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이런 일이 없도록 타이베이 동물원은 사육시설의 최적 온도나 적절한 땅굴 크기 등 모든 정보를 프라하에 제공할 방침이다.
밀웜, 벌 유충, 사과, 계란 노른자 등 여러 재료를 조합하는 특식 조리법, 긴 혀로 쉽게 먹도록 튜브로 먹이를 주는 비법, 20여년 간 축적한 사육 기술 등도 모두 전수하기로 했다.
WSJ는 이런 대만의 '천산갑 외교'가 중국의 '판다 외교'와 비견된다고 전했다.
특히 프라하는 중국 베이징과 자매결연 관계였으나 2019년에 베이징과는 관계를 끊고, 타이베이와 결연을 한 상태다.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 대만의 천산갑 파견에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섞여 있으리라는 관측이 많다.
중국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여러 나라에 '판다 사절'을 파견한 바 있다.
지금은 서로 으르렁대고 있지만, 한때는 중국이 대만에도 판다 부부를 선물한 적이 있다.
2008년 중국이 대만에 선물한 수컷 퇀퇀(團團), 암컷 위안위안(圓圓)은 통상의 '임대' 방식이 아닌 '증여' 형태였다.
커플의 이름을 합친 퇀위안(團圓)은 중국어로 '함께 모인다'는 뜻이어서 중국과 대만의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이 많았다.
한편 중국은 판다를 파견하는 해외 동물원에 연간 약 100만 달러(약 12억원)의 판다 보호 기금을 청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베이 동물원 측은 천산갑 파견 이후 금액을 청구하지 않는다고 WSJ는 전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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