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잃고 양육권 분쟁까지…伊케이블카 참사 아이 기구한 운명

입력 2021-12-04 19:57  

부모잃고 양육권 분쟁까지…伊케이블카 참사 아이 기구한 운명
이스라엘 대법원 결정으로 이탈리아에 일단 정착…분쟁 불씨는 여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지난 5월 이탈리아 케이블카 추락 참사로 고아가 된 이스라엘 태생 6세 어린이가 친·외가 간 양육권 분쟁 끝에 친가 쪽 친척과 함께 이탈리아에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의 유일 생존자인 에이탄 비란은 3일 밤(현지시간) 친고모 아야 비란 니르코 등과 함께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떠나 이탈리아로 돌아왔다.
이스라엘 대법원이 에이탄을 둘러싼 이스라엘에 있는 외가와 이탈리아에서 거주하는 친가 사이에 벌어진 양육권 분쟁에서 친가 쪽 손을 들어주며 아이를 이탈리아로 돌려보내라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당시 이런 결정과 함께 12일까지로 시한을 정했다.
친가 쪽 변호인은 "에이탄이 강제로 (이탈리아의) 집을 떠나게 된 지 84일 만에 그의 친구와 이웃과 학교가 있는 일상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고 환영했다.
케이블카 사고로 머리와 다리 등을 다친 에이탄은 지난 6월 병원에서 퇴원한 뒤 밀라노 남쪽에 있는 도시 파비아에서 친고모 가족과 함께 생활해왔다. 친고모가 현지 법원으로부터 아이의 임시 양육권을 인정받은 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다 이스라엘에서 거주하는 외조부가 지난 9월 에이탄 고모의 동의를 받지 않고 아이를 이스라엘로 데리고 가면서 분쟁이 불거졌다.
외조부를 비롯한 이스라엘의 외가 쪽 친척은 이탈리아 법원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친고모의 양육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친고모 측의 소송을 접수한 이스라엘 가정법원이 지난달 25일 아이의 이탈리아 환송을 명령한 데 이어 대법원마저 외조부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비란을 둘러싼 양육권 분쟁은 일단락됐다.
이탈리아 검찰은 이와 별개로 법원으로부터 에이탄 외조부에 대한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이스라엘 사법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 혐의는 미성년자 납치·유괴 및 감금 등이다.
에이탄의 이스라엘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체포영장이 발부된 다른 한 조력자는 지난 25일 키프로스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에이탄의 외가 쪽은 아이를 이스라엘로 데려오기 위해 법적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5월 23일 이탈리아 북부 유명 관광지인 마조레 호수 인근 1천491m 높이 마타로네산 정상까지 운행되는 케이블카가 갑자기 추락해 에이탄을 제외한 탑승객 14명이 모두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에이탄의 부모와 두 돌이 갓 지난 남동생도 있었다.
에이탄은 이스라엘에서 태어났으나 생후 한 달 만에 부모와 함께 이탈리아로 건너와 이스라엘·이탈리아 이중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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