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미국 노동시장서 임금·수당 결정하는 기준 돼"

입력 2021-12-09 03:53  

"아마존, 미국 노동시장서 임금·수당 결정하는 기준 돼"
WSJ "아마존이 임금 올리면 경쟁업체도 직원 잡아두려 덩달아 인상"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미국 저숙련 노동 시장에서 임금·수당의 척도로 떠올랐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존은 이미 전통적 소매 업종에서 기존의 사업 관행을 깨뜨리며 변화를 몰고 와 '아마존 효과'라는 용어를 낳았다.
그러나 이제는 아마존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유통 영역을 넘어 미 전역의 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이나 지역 구직 시장, 노동 기준 등에 파급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특히 미 전역에서 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아마존이 사실상 대다수 저숙련 노동자들의 임금·수당을 결정하는 기준이 됐다는 것이다.
신시내티 인근의 농산물 유통업체 캐스텔리니는 지난해 임금을 세 차례 인상하면서 시간당 최저임금을 거의 16달러까지 올렸다. 이 동네의 버스나 대형 간판은 아마존의 구직 광고로 도배돼 있다.
2017년 아마존이 신시내티 국제공항과 항공 허브를 개설하는 15억달러(약 1조7천574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뒤 이 지역에서 아마존의 영향력은 크게 확장됐다.
이 지역에서 제조업체에 창고·물류·포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스트 로지스틱스의 최고경영자(CEO) 폴 버스트는 건물 공사비가 제곱피트당 30달러에서 90∼100달러 선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건물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버스트 CEO는 또 아마존과 경쟁하기 위해 최근 직원 급여를 시간당 3달러 인상했다. 그 결과 최저임금은 16∼19달러 수준으로 올랐고, 직원을 붙잡아 두기 위해 직원에게 생일 축하카드를 직접 쓰는 등 친분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도 시간당 20달러 이상을 주고, 채용 계약 때 1천달러를 바로 지급한다는 아마존으로 몇몇 직원이 옮겨갔다.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의 인력개발 공무원 제시 매크리는 "아마존은 규모의 경제를 지녔다"고 말했다.
매크리는 "그들은 규모와 이름의 인지도 때문에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소규모 업체들보다 더 많은 급여를 줄 여력이 된다"며 "그들이 움직이면 대기업들도 주목하게 된다"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컴벌랜드카운티에선 물류업체 UPS, 대형 농산물 회사 카길, 애완동물 사료 업체 추이와 아마존이 구직자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지역에선 실업자 1명당 2개의 일자리가 있는데 아마존이 2018년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린 뒤 '급여 전쟁'이 격화됐다. 이 지역을 가로지르는 81번 고속도로변에는 채용 보너스와 '즉시 채용'이라고 광고하는 기업들 간판이 줄지어 서 있다.
경쟁업체들은 업무 부담을 줄여주거나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하는 등의 특전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수십만명의 직원을 둔 아마존은 직원들이 각기 다른 시간에 일하게 하기도 쉽다.
아마존은 올해 9월 말 기준 직원이 약 140만명으로, 여기에 보태 매년 수십만명을 채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몇 년 뒤면 미국 최대 고용주인 월마트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인트로마내저린대학의 린 리저 교수는 "(구직자) 모두가 구인 제안을 비교한다. 그리고 그들은 항상 아마존을 벤치마크(기준)로 삼는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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