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세 청소년 접종 완료율 프랑스 76%·독일 48% 국가별 편차
백신패스 없으면 대중교통, 문화시설 등 방문 못해

(특파원종합=연합뉴스) 유럽에서는 지난여름부터 중고등학생에 해당하는 12∼17세 청소년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한데 이어 아동도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절차를 밟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5월), 모더나(7월)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청소년으로 확대를 권고했다. 지난달 화이자의 어린이용 백신을 5∼11세에 사용해도 좋다고 판단했다.
프랑스, 이탈리아와 같이 백신 접종 증명서(백신패스) 정책을 강력히 시행해 사실상 백신을 의무화하는 방향인 곳에선 성인은 물론 청소년에도 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는 6월 15일 12∼17세 청소년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고 석달여 가 지난 9월 30일부터 청소년에게도 백신 패스인 보건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
보건증명서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24시간 안에 받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이거나, 과거 코로나19에 걸려 항체가 있다는 인증서다.
보건 증명서가 없으면 식당, 카페, 영화관, 헬스장, 도서관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들어갈 수 없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버스, 기차, 비행기도 탑승이 어렵다.
사설 교육기관 역시 모이는 사람이 다수이거나 밀폐된 공간이면 백신 패스가 필요하다.
다만 백신 접종으로 교육상 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학교에선 백신 패스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강력한 백신패스 정책으로 프랑스에서는 12∼17세 청소년의 79%가 백신 1차 접종을 했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비율도 76%로 높은 편이다.

이탈리아도 6월 12∼17세 청소년으로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그린 패스'를 제시해야 한다.
그린 패스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았거나 검사를 통해 음성확인증을 받은 사람, 바이러스 감염 후 회복해 항체를 보유한 사람에게 발급하는 백신패스다.
청소년이 문화·체육시설에 입장하거나 기차·비행기·고속버스 등 장거리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민간·공공 근로 사업장에 출근할 때 그린 패스가 있어야 한다.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등교할 때는 백신 패스가 의무가 아니다.
12세부터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는 10월 15일부터 식당, 술집, 카페, 실내 스포츠 시설, 의료 기관 등을 방문할 때 '코비드 안전 티켓'(CST)을 제시해야 한다.
CST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거나 양성 판정 뒤 회복 사실을 보여주는 증명서다.
브뤼셀에서는 16세 이상은 모든 부문에서 CST가 의무다. 12세 3개월부터는 대규모 행사나 감염 취약층이 있는 요양 시설에 방문할 때 등에만 필요하다.

독일 정부는 9월 12∼17세로 백신 접종을 확대했으며, 18세 이상 성인과 마찬가지로 청소년에게도 백신 패스를 발급한다.
독일에서는 12세 이상이면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코로나19에서 완치됐다는 백신 패스가 있어야 상점이나 행사장에 들어갈 수 있다.
독일 12∼17세 청소년의 백신 1차 접종률은 55%, 2차 접종률은 47.7%, 3차 접종률은 2%로 각각 집계됐다.
영국의 잉글랜드는 9월 20일 만 12∼15세 코로나19 백신 일반 접종을 시작했는데 그나마도 시범학교와 기숙학교부터 접종을 시작해서 일반 학교 접종은 11월 무렵에나 진행했다.
여러 사유로 학교 단체 접종을 놓치면 개별적으로 병원에 접종을 신청하면 된다. 그러나 맞지 않았다고 해서 접종을 독려하지는 않는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성인의 58%가 가정 내 12∼15세 청소년이 백신을 맞았다고 답했다. 이는 11월 18∼28일 조사 결과로, 한 달 전(10월 6∼17일)의 17%에 비해서 크게 상승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있어서 선두를 달려온 이스라엘은 지난 6월 초 12∼15세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7월엔 추가 접종도 허용했다. 5∼11세 대상 접종도 지난달 시작했다.
심근염 등 부작용 우려로 백신 접종 나이를 낮추는 것에 반대 여론이 거셌지만, 인구 3분의 1 해당하는 아동과 청소년에게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는 코로나19 극복이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에 힘이 실렸다.
지난달 말 기준 이스라엘의 12∼15세 연령대의 백신 1차 접종률은 58%, 2회차 접종률은 48%였다. 5∼11세의 1회차 접종률은 3.3%였다.

유럽에서는 백신 접종 대상을 유치원·초등학생에 해당하는 5∼11세 아동으로도 확대하는 분위기지만 이들 연령대엔 백신 접종은 강요하지 않겠다는 게 중론이다.
프랑스는 이달 15일부터 기저질환이 있는 5∼11세에게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하되 이들에게는 보건 증명서를 요구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탈리아도 이르면 이달 중순 5∼11세 아동에게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거나 그린 패스 제도를 적용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독일도 5세 이상 어린이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베를린은 이달 15일 접종을 개시하기로 했다.
영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5∼11세 아동으로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하는 것을 두고는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
(카이로 김상훈, 런던 최윤정, 베를린 이 율, 브뤼셀 김정은, 로마 전성훈, 파리 현혜란 특파원)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