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역사 위에 청년주택 짓는다…영등포-창동역 등에 1천호 공급

입력 2021-12-09 10:30   수정 2021-12-09 11:53

철도역사 위에 청년주택 짓는다…영등포-창동역 등에 1천호 공급
철도-공공주택 복합개발로 2027년까지 공급…이익 환원해 철도요금 인하 추진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신안산선 영등포역, GTX-C 창동역 등 개통을 앞둔 8곳의 철도역사 위에 공공주택이 들어선다.
이를 통해 청년 임대주택을 포함한 약 1천호의 공공주택이 2027년까지 초역세권에 공급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신규 민자·광역철도 사업에 철도-주택 복합개발을 의무화하고, 개발이익을 환원해 철도 요금을 인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시·경기도와 신안산선, GTX-C 등 신규 철도역사를 활용해 공공주택을 복합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 철도역사 복합개발로 1천호 공급…신안산선 영등포역·GTX-C 창동역 등 8곳
철도역사 공공주택 복합개발은 철도사업자가 철도역을 건물형으로 건설하면서 하부층은 철도 출입구, 상부층은 주택으로 복합개발하고 이후 서울주택공사(SH)·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공공이 해당 주택을 매입해 청년을 위한 매입임대나 장기전세 주택 등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현재 공공주택 수요에 비해 부지 확보가 어려워 주택 공급에 어려움이 있는 서울 등 도심의 초역세권에 양질의 공공주택 공급이 가능하다.
또한 대학생·사회초년생 등 공공주택 입주민들은 시세의 50% 이하의 임대료만 부담하면서 건물 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하철로 곧바로 이동할 수 있어 통학이나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본, 홍콩,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역세권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돼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지어진 역 인근 부지를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은 시행한 적이 있으나 아예 역사를 새로 지으면서 상부에 주택을 올리는 방식은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정부는 각각 2025년, 2027년 개통 예정인 신안산선과 GTX-C 노선을 활용해 총 8개 역사에서 최대 1천호를 공급하는 시범사업에 나선다.
구체적으로 신안산선의 경우 영등포역, 대림삼거리역, 시흥사거리역, 한양대역 등에 약 500호를 공급한다.
영등포역사는 기존 2층 규모의 철도 출입구에 구조보강을 통해 8개 층을 증축해 공공주택을 짓는다. 1호선, KTX 등 우수한 교통망을 통한 출퇴근 편의를 고려해 사회초년생을 중심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한양대(에리카캠퍼스)역사에는 캠퍼스 혁신파크 지정이 예정된 부지에 추가 출입구 설치를 협의 중이다. 출입구 설치 시 2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공주택을 공급하게 된다.
한양대 재학생 외에 향후 캠퍼스 혁신파크에 입주하는 기업의 종사자에게도 입주 기회가 제공된다.



GTX-C 노선에는 창동역, 청량리역, 양재역, 덕정역 등에 약 500호가 공급된다.
설계 이전 단계인 만큼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사업을 고려해 공공주택의 공급 규모와 콘셉트를 추후 구체화할 계획이다.
예컨대 GTX-C 창동역은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을 통해 창동역과 연결된 건물 상부에 창동 아레나 등 인근의 문화예술 시설과 연계한 지역전략산업(문화창업) 주택을 조성, 청년 문화창업인 및 업계관계자에게 공급하게 된다.
정부는 각 철도노선 개통 시기에 맞춰 주택공급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입주자 모집은 철도노선 및 역사 등의 공사 기간을 고려해 2024∼2026년께 진행한다.


◇ 민자·광역철도 복합개발 의무화…신규택지 개발이익 철도에 투자시 가점
정부는 장기적으로 신규 민자·광역철도의 복합개발을 의무화하고 넓은 부지를 확보해 주택뿐 아니라 업무·상업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GTX-B, 대장홍대선 등 예비타당성(민자적격성) 조사 등이 완료돼 사업계획이 확정된 노선부터 철도역사 부지를 기존보다 넓게 확보하는 방안을 제3자 제안 공고문, 민자사업 기본계획 고시문 등에 포함하기로 했다.
지난 8월 사전타당성 조사에 착수한 지방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은 노선 결정 단계부터 주택수요와 역세권 개발 가능 부지 등을 검토해 복합개발 계획을 함께 마련한다.
복합개발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요금 인하나 운영비 보조 등에 활용하도록 관련 내용을 내년에 '광역철도 업무처리지침(가칭)'에 반영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3시 신도시 등 신규택지의 경쟁·추첨 공급 시 입찰 참여자가 광역교통망을 운영하는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택지 개발이익을 철도요금 인하나 운영비 적자보전 등을 위해 투자하겠다고 제안할 경우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는 복합개발 확대를 장려하기 위한 것으로, 부천대장신도시 대장홍대선과 남양주왕숙신도시 9호선 등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대장홍대선에서 사업자가 택지공급 가점을 받아 약 2천세대에 주택을 공급한다고 가정했을 때 요금이 40%가량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 말부터 철도역사 입체개발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철도건설법 등 관련 법령 개정에 착수하고 내년 1월부터 신안산선을 시작으로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설계 확정, 사업계획 수립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
신규 광역·민자 철도사업의 복합개발을 의무화하는 지침은 내년 말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철도-주택 복합개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수도권에 수천호, 지방을 포함한 전국에 수만호의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국토부는 "이번 발표로 철도와 주택·신도시 연계 개발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지방권 광역철도는 지자체들이 지역개발 연계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공주택사업자 및 민간건설사와 주택 바로 밑으로 철도가 운행하는 구조상의 문제점 등을 검토한 결과 안전성 우려나 소음·진동으로 인한 거주환경 불편 등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안산선, GTX 등 수도권 신규 광역철도는 지하 60m 수준의 대심도에서 운행하므로 지상에 영향이 없다"면서 "복합개발을 통해 공급하는 역세권 주택도 동일하게 건축법·주택법상 건설기준을 준수해야 하며, SH·GH 등이 공정을 철저히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br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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