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 개입 강화에 인민은행 특별지위마저 흔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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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2-09 11:05  

"중국정부 개입 강화에 인민은행 특별지위마저 흔들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금융업의 고삐를 강하게 쥠에 따라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특별지위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은 그간 인민은행이 서구 중앙은행 수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나름의 특별지위를 누려왔다고 평가했다.

인민은행이 기준금리와 같은 중요한 결정에 대해 정부 최고위층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했음에도 지난 수년간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뢰를 구축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인민은행의 정책 결정에 중국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지난 6일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결정을 그 사례로 들었다. 지준율 인하는 인민은행이 그동안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와 어긋난다는 것이다.

시장이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사태로 동요하고 있던 시기인 지난 10월 쑨궈펑(孫國峰) 인민은행 통화정책국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유동성 수급 상황이 기본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대규모 유동성 투입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후 헝다 사태가 심각해져 중국 경제가 휘청거릴 위험에 놓이자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에 나서기로 했고,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최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화상 회의에서 지준율 인하를 공언했다.

당시 중국 국영방송이 송출한 화상회의 장면을 보면 이강(易綱) 인민은행장이 리 총리 뒤편에 서서 열심히 필기하고 있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이 화상회의가 있은 지 3일 후 인민은행은 실제로 지준율 인하를 발표했다.

인민은행의 이런 행보는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은행장 재임 시절의 인민은행과 다르다고 저널은 평가했다.

당시 인민은행은 경제성장을 부양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하라는 정부 부처의 요구를 거절할 정도의 위상을 누렸다고 저널은 전했다.

중국 공산당 감찰 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 10월부터 인민은행을 비롯한 25개 금융감독 기관 및 국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감찰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인민은행의 경우 앤트그룹, 헝다와 같은 민간기업이 야기한 리스크를 예방하는 데 소홀했는지 여부가 집중 감찰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업무를 담당한 인민은행의 간부들이 조사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인민은행과 중앙기율위는 언급을 삼갔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는 인민은행이 그동안 확립한 "운영의 자율성이라는 개념이 경제에 점점 개입하려는 중국 정부와 충돌하고 있다"면서 "인민은행이 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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