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디폴트 공식화…피치, 헝다 '제한 디폴트' 강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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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2-09 21:00   수정 2021-12-10 06:41

헝다 디폴트 공식화…피치, 헝다 '제한 디폴트' 강등(종합)

헝다 디폴트 공식화…피치, 헝다 '제한 디폴트' 강등(종합)

22조원대 전체 달러채권 연쇄 디폴트 촉발…채무조정 속도 빨라질 듯

인민은행장 "시장원칙 따라 처리"…달러채 손실 시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헝다를 '제한적 디폴트' 등급으로 강등하면서 헝다의 디폴트가 공식화했다.

9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헝다가 8천250만 달러(약 976억원)의 채권 이자 지급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자사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경우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헝다는 지난 6일까지 반드시 지급했어야 할 달러 채권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실질적인 디폴트 상태에 빠진 상태였지만 그간 헝다나 채권 보유인,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공식적으로 디폴트 선언을 하지 않았다.

헝다가 30일의 유예 기간이 끝나는 지난 6일까지도 계열사 징청(景程·Scenery Journey)이 발행한 달러 채권 이자 8천250만 달러를 지급하지 못한 상태였다.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헝다를 가장 먼저 '제한적 디폴트'로 분류함에 따라 이제 국제 시장에서 헝다의 디폴트는 공식화됐다.

피치는 채권 발행자가 채무 불이행을 했지만 파산 신청 같은 회수 절차가 개시되지 않고 해당 회사가 아직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을 '제한적 디폴트'로 정의한다.

피치는 이번 채무불이행이 '디폴트 사건'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 헝다의 다른 달러 채권이 즉각 만기가 도래한 것으로 간주되며 해당 채권 보유인의 25%가 상환을 요구하면 헝다가 이에 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헝다의 달러 채권 연쇄 디폴트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헝다가 역외에서 발행된 달러 채권 규모는 총 192억 달러(약 22조7천억원)가량이다.

헝다의 디폴트가 현실이 됐지만 이는 그간 시장에서 충분히 예고된 일이었다.

헝다는 지난 3일 밤 홍콩증권거래소 야간 공시를 통해 2억6천만 달러(약 3천75억원)의 채무 보증 이행 의무를 이행하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유동성 위기 때문에 이를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디폴트를 예고했다.

직후 인민은행 등 중국 금융 당국은 동시다발적으로 성명을 내고 헝다 사태를 '개별 사건'으로 규정하고 자국의 전체 부동산 산업이나 전체 경제 시스템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파장 축소에 나섰다.

헝다의 디폴트가 현실화함에 따라 중국 당국의 실질적 주도하에 채무조정 및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헝다 위기 상황 관리를 일선에서 책임지는 광둥성 정부는 지난 3일 밤 헝다에 전격적으로 업무팀을 들여보내면서 본격적 개입에 나섰다.

아울러 헝다는 지난 6일 국유기업,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한 리스크해소위원회가 출범했다고 공개했는데 이 위원회는 사실상 당국 주도의 헝다 사태 처리 실무팀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태 진전은 쉬자인이 설립한 부동산 제국의 종말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며 "이제 남은 자산을 누가 받아갈 것인지를 두고 긴 싸움이 시작됐다"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당장 헝다 구제에 나서지 않고 시장 원리에 따라 채무조정 및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한다는 메시지를 발신 중이다.

이강(易綱) 인민은행장은 이날 "헝다 위험 문제는 시장 사건으로서 시장화, 법치화 원칙에 따라 적절하게 처리돼야 한다"며 "채권인과 주주의 권익은 법정 변제 순서에 따라 충분히 존중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안팎에서는 헝다가 가장 최근 파산 절차를 통해 채무조정 및 구조조정을 진행한 대형 민영기업인 하이난항공(HNA)그룹의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160만명에 달하는 주택 수분양자 등 자국 채권자 구제에 가장 주력할 것으로 보여 해외 채권자들이 가장 큰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헝다의 총부채는 약 2조 위안(364조원)에 달하는데 이 중 대부분이 중국 내 채무이며 역외 채권 규모는 10분에 1에 미치지 못한다.

블룸버그는 "마라톤자산운용 등 헝다 채권 보유인들은 역외 채권 보유인이 상환 줄의 가장 뒤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중국 정부는 사회 안정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이 경우에는 주택 수분양자, (건설현장) 노동자, (헝다 관련) 투자상품 개인 투자자 등이 우선권을 줄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부동산 산업의 위기를 상징하는 헝다의 실질적 디폴트 사태가 중국 부동산 업계 전반으로 전이되고, 나아가 중국 경제와 세계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중국 당국은 헝다 사태의 파장이 제한적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한편 충격 완화를 위한 실질적 조처에 나섰다.

중국은 지난 6일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해 1조2천억 위안(약 223조원)의 장기 유동성 공급에 나서겠다고 발표했고 같은 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는 안정을 내년 경제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제시하면서 부동산 급랭을 초래한 부동산 규제 완화를 예고했다.

블룸버그는 "헝다 디폴트 공식화는 부동산 분야의 부채 위기가 다른 곳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중국 정부의 노력에 도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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