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진실, 용서, 화해'…남아공 투투 대주교 선종

입력 2021-12-27 17:12   수정 2021-12-28 09:09

[월드&포토] '진실, 용서, 화해'…남아공 투투 대주교 선종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차별정책)에 맞선 투쟁의 상징인 데즈먼드 투투 명예 대주교가 26일(현지시간) 90세를 일기로 선종했습니다.
아파르트헤이트는 20세기 인종 차별 정책의 대명사로 거론될 만큼 폭압적이고 비인도적인 역사입니다.

투투 대주교는 남아공의 백인 정권에 결연히 맞섰고, 백인 정권이 종식됐을 때는 보복이 아닌 용서와 화해를 주창했습니다.
'용서없이 미래는 없다'는 그의 말에서 고인이 지향한 삶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투투 대주교는 1931년 10월 7일 요하네스버그 서쪽 작은 마을 클레르크스도르프에서 태어났습니다. 교사의 길을 걷던 그는 흑인 아이들에게 열악했던 당시 교육 환경에 분노해 성직자가 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는 30세에 성공회 성직자가 됐고 1986년 대주교에 임명됐습니다.

남아공 흑인 자유 운동의 지도자 넬슨 만델라가 투옥됐던 시기에 투투 대주교는 아파르트헤이트 투쟁의 얼굴이 됐습니다.
넬슨 만델라 재단은 투투 대주교의 선종 소식에 "특별한 사람이고, 사상가이자 목자이자 지도자"라며 "남아공과 전 세계의 많은 사람에게 그의 삶은 축복"이라고 추모했습니다.



반 인종차별 투쟁과 약자를 위한 행동이 널리 알려져 198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과 함께 인종 화합과 민주화의 양대 축으로 존경받았습니다.
로이터통신은 고인에 대해 "거침없었던 투투 대주교는 남아공에서 흑인과 백인 모두에서 '국가의 양심', '화해의 정신'으로 여겨진다"고 평가했습니다.

그가 활동했던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시청 청사는 26일 밤 고인을 기리는 보라색 조명으로 물들었습니다.
투투 대주교가 생전에 보라색 사제복을 즐겨 입었기 때문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추모가 이어졌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투투 대주교가 남아공에서 인종 간 평등과 화해를 이뤄냄으로써 복음에 헌신했다"고 말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인종차별의 족쇄를 풀고 불의에 맞선 인물"이라고 투투 대주교를 기렸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성명에서 "지칠 줄 모르는 인권 옹호자인 그와 만났을 때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기억한다"며 추모에 동참했습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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