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장려' 중국, 여아 낙태 목적 불법 태아 성 감별 성행

입력 2021-12-28 15:36   수정 2021-12-28 15:45

'출산 장려' 중국, 여아 낙태 목적 불법 태아 성 감별 성행
남아 선호 뿌리 깊어 여아 출산 기피…"태아 감별 지하산업 번창"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저출산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다양한 출산 장려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남아를 선호하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여아를 낙태하려는 목적의 불법적인 태아 성 감별 검사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28일 푸젠(福建)TV 고발 프로그램 '디이방방투안(第一幇幇團)은 중국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태아 성 감별 검사 실태를 폭로했다.
이 프로그램은 수개월 추적 끝에 의사를 포함한 의료진과 혈액 검사소, 운송업체 등으로 꾸려진 태아 성 감별 검사 조직이 푸젠성 샤먼(廈門)에만 여러 개 있으며, 이 지하산업의 종사자들이 수 만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들 조직은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은밀하게 의뢰인들을 모집한 뒤 차량이나 외진 혈액 검사소에서 임신부의 혈액을 채취한다.
여러 곳에서 채취한 혈액들은 운송업체 기사들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수거해 외지 유전자 검사 기관으로 보낸다.
임신부의 정맥에서 추출한 혈액 내에서 Y 염색체 유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태아의 성별을 가리는 검사 결과는 수일 만에 의뢰자에게 통보된다.
의뢰인들은 대부분 아들을 원하는 사람들이며, 검사 결과 여아로 판명나면 낙태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프로그램은 그러나 태아 성 감별 검사는 명백한 불법 행위일 뿐 아니라 검사 결과가 100% 맞는 것도 아니라며 왕모씨 사례를 소개했다.
왕씨는 지난 4월 99% 정확하다는 지인의 권유로 임신 중인 아내에게 태아 성 감별 검사를 받도록 했다.
둘째가 아들이기를 원했던 이 부부는 3천500위안(65만원)을 주고 한 검사 결과 임신 12주 된 태아가 여아인 것으로 판명나자 낙태 수술을 했다.
그러나 뒤늦게 사산한 태아가 여아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을 확인하고 큰 충격과 후회에 빠졌다.
출산 기피로 인해 중국에서도 인구 감소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작년 중국의 신생아는 1천200만명으로 4년 연속 감소했다. 인구 1천명당 신생아 수를 의미하는 출생률도 8.52명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현재 14억명인 중국의 인구가 45년 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출산 장려를 위해 중국 정부는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8월 한 가구 3자녀 출산을 허용하는 '인구 및 가족계획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방정부들은 최근 출산·육아 휴가를 최대 180일로 늘리는 출산 장려책을 앞다퉈 내놨고, 지린(吉林)성은 최근 신혼부부에게 20만위안(3천700만원)의 대출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자녀 양육을 기피하는 중국 젊은이들에게 이런 정책들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뿌리 깊은 남아 선호 사상으로 인해 자녀를 가려서 출산하려는 태아 성 감별 검사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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