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발에도 나토 확대 계속되나

입력 2022-01-04 14:10  

러시아 반발에도 나토 확대 계속되나
우크라 등 옛소련권 가입 움직임에 러시아 안보 우려
핀란드·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도 가입 고려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 러시아의 반발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대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옛 소련권이던 동유럽 국가들이 속속 미국과 유럽의 군사동맹체인 나토에 가입하면서 러시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고 침공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도 결국 나토의 동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비롯, 옛 소련권 국가와 러시아 인접 국가의 나토 가입을 저지하기 위한 법적인 보장을 미국과 나토에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나토가 독일이 통일하는 과정에서 통일 독일 영토를 넘어서 확장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어기고 옛 소련권 국가를 받아들여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나토는 1999년 헝가리·폴란드·체코 등 3국을, 뒤이어 2004년에는 발트 3국,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옛 소련권 7개국을 끌어들이며 확장을 계속했다. 2009년에는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가 나토에 가입했다. 2017년에는 몬테네그로, 2020년에는 북마케도니아가 각각 가입해 나토 동맹국은 30개국으로 늘어났다.
나토는 또 2008년에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나토 가입 가능성을 제기하고 이후 이들 국가와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오고 있다.
나토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러시아 반군이 세력을 확장하고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항하려고 동유럽 지역 전력 증강을 추진해왔다.
나토와 러시아는 1990년대 옛 소련이 붕괴한 후 동유럽 지역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동유럽의 러시아 접경 지역에 병력을 배치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나토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가 먼저 약속을 깬 것으로 판단한다.
나토는 2016년부터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 발트 3국과 폴란드·루마니아·불가리아에 나토 병력을 배치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에 안보 위협이 발생하면 나토가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최근에는 러시아와 인접한 북유럽 국가들이 나토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나토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
핀란드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증가할 경우 나토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신년 연설에서 "핀란드는 언제든 나토에 가입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아니지만 나토에 가입한 노르웨이와는 달리 EU 회원국인 핀란드와 스웨덴은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군사적으로 중립을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동유럽과 발트해 지역 등 나토와 러시아 간 접경 지역에서 양측이 무력을 증강하고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신냉전'을 방불케 하는 위기 상황이 벌어지자 양국은 서방 군사동맹체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는 옛 소련권 국가를 포함, 유럽 전역이 나토 동맹으로 넘어갈 경우 심각한 안보 위협에 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립지대로 남아 있던 북유럽 국가들이 서방 군사동맹체에 합류할 경우 서방과의 군사적 균형이 깨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달 말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할 경우 러시아 쪽에서 적절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는 심각한 군사적, 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추구하는 전통적인 군사동맹 불참 정책을 북유럽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중요 요소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움직임에 대해서 러시아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를 두고 "러시아의 보복을 촉발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노골적으로 경고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가 즉각 침공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러시아는 지난달 15일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권 국가의 나토 가입 금지 등의 요구를 담은 미국·러시아 간 안전보장조약 초안과 러시아·나토 회원국 간 안보보장협정 초안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러시아와 서방은 러시아의 이 같은 요구와 우크라이나 위기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이달 중 연쇄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나토는 아직 우크라이나의 가입에 신중한 입장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 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해 회원국들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나토가 우크라이나와 관계를 강화했다면서도 우크라이나는 아직 집단안보 원칙을 규정한 나토 헌장 제5조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핀란드나 스웨덴의 경우는 다르다. 이들 국가는 나토 가입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자발적으로 중립을 선택한 경우라서 언제든 가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저지하기 위해 군사 행동을 강행할 경우 오히려 북유럽 국가의 가입을 촉발하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songb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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