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연료가 폭등 항의시위 확산…비상사태 선포, 내각 사퇴(종합)

입력 2022-01-05 18:15   수정 2022-01-06 13:48

카자흐, 연료가 폭등 항의시위 확산…비상사태 선포, 내각 사퇴(종합)
토카예프 대통령, 시위 심각한 알마티 등 2곳에 통금 포함 비상사태령
새해들어 차량용 LPG 가격 2배로 뛰며 시위 촉발…"전국서 200여명 체포"



(모스크바·알마티=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김상욱 통신원 = 중앙아시아 국가 카자흐스탄에서 새해 연초부터 연료 가격을 포함한 주요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져 내각이 총사퇴하는 등 비상 상황이 벌어졌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시위 사태가 심각한 최대 도시 알마티 등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통금 조치를 취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타스·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토카예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전국적 시위 사태와 관련 아스카르 마민 총리가 이끄는 내각 사퇴안을 수리하고, 알리한 스마일로프 제1부총리를 총리 권한 대행에 임명했다.
그는 다만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기존 정부가 계속 업무를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새벽 시위 사태가 가장 심각한 남동부의 알마티와 남서부 망기스타우주(州)에 오는 19일까지 2주 동안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선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통행금지가 실시되고, 파업과 집회 및 대중행사 등이 일절 금지되며, 도시 출입도 제한된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사회질서 유지, 국가기간시설 경비, 검문검색 강화 등을 명령했다.
또 향후 6개월 동안 휘발유와 디젤유 및 주요 상품 가격에 대한 정부 통제를 도입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동시에 아파트 관리비 인상 동결,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주택 임대료 보조, 보건 문제 해결을 위한 펀드 조성 등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시위 참가자들을 향해선 "정부 및 군부대에 대한 공격 행위는 불법"이라면서 자제를 당부했다.

카자흐스탄 내 대규모 시위 사태는 새해 들어 카스피해 연안 유전지대인 망기스타우주 도시 자나오젠에서 새해 들어 차량용 액화천연가스(LPG) 가격이 2배로 인상되면서 촉발됐다.
이후 시위 사태는 알마티, 수도 누르술탄, 중부 카라간다, 서부 아티라우, 북서부 우랄스크, 남부 심켄트 등 전국 주요 도시들로 번지면서 시민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위대는 가스 가격 인하 외에 복지 개선, 내각 사퇴 등을 요구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4일 망기스타우주의 가스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약속하며 시위대를 달랬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았다.
시위는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 알마티에서 가장 격렬하게 벌어졌다.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5일 새벽 알마티 시민 수천 명이 도심 간선도로를 점거하고 가두 행진을 벌이다 최루탄과 섬광탄을 쏘며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차량이 시위대의 방화로 불타고, 경찰관이 폭행당하는 등 폭력 사태가 빚어졌다.
알마티 도심에는 검게 탄 차들이 나뒹구는 가운데 장갑차와 진압 병력 등이 배치됐다.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되고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도시에선 비상사태 선포 이후 상황이 다소 진정됐으나 젊은층을 중심으로 수백 명의 시위대가 여전히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이날 전국적 시위 진압 과정에서 90여 명의 경찰이 부상했으며, 과격 시위 참가자 약 20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주알마티 한국총영사관은 비상사태 선포 직후 교민 안전 공지문을 연락망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달하고 시위 발생 가능성이 있는 지역의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위 사태에 대해 지난 2019년 물러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 세력의 장기 독재와 전횡,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악화한 경제난 등에 대한 국민의 누적된 불만이 에너지 가격 인상 사건을 계기로 폭발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almatykim6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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