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기준금리 0.25%p 오를까…'물가·미국 긴축' 압박

입력 2022-01-09 06:17  

연초부터 기준금리 0.25%p 오를까…'물가·미국 긴축' 압박
코로나·경기 부진 우려에 '동결'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지헌 김유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1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다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은데다, 미국이 이르면 3월부터 본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추가 인상 관측이 다소 우세한 상태다.
하지만 작년 말 이후 거리두기 강화와 오미크론 확산 등에 따른 경기 부진을 고려해 금통위가 일단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경기 상황을 봐가며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 한은 "기준금리 여전히 완화적 수준"…추가 인상 시사
일단 한은과 금통위 내부 분위기만 보자면, 이달 아니면 2월 중 한 차례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지난해 11월 25일 금통위가 8월에 이어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린 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00%가 됐지만,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올해 1분기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신년사에서 "새해 경제 상황의 개선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야 한다"며 다시 한번 추가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직전 금통위 회의(작년 11월 25일)에서 적지 않은 위원들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지지했다.
한 위원은 "거시경제 상황과 금융안정 측면에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추가로 축소할 필요성은 여전히 크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위원은 "향후 경제회복세와 물가 흐름, 금융시장 상황, 경제주체들의 수용도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가 대체로 중립적 수준에 근접해 나갈 수 있도록 통화정책 완화기조 조정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3%대 물가 상승률…"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플레 압력 낮출 것"
금통위가 연초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는 쪽은 무엇보다 물가 위험을 근거로 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7%나 뛰었다. 10월(3.2%)과 11월(3.8%)에 이어 4분기 3개월 내내 물가 상승률이 3%를 웃돌았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4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중후반까지 높아지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금통위로서는 이달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008560] 연구원도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면서 "금융 불균형이 누적됐고, 올해 연간 인플레이션도 한은의 기존 전망치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 역시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실질 기준 금리 수준이 올해(2021년) 봄보다 오히려 더 낮아진 상황인 만큼 완화 정도 조정의 필요성은 더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 미국 기준금리 인상 초읽기…한국 선제적 인상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통화 긴축을 서두르는 점도 금통위로서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지난 6일 공개된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른 속도로(sooner or at a faster pace)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당초 연준이 3월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마치고 6월께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의사록 공개 이후 3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나왔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만약 기준금리 등 정책금리 수준이 미국과 같거나 높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두 나라 기준금리의 격차(0.75∼1.00%포인트)를 유지하기 위해 한은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더 올려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조 연구위원은 "미국의 통화긴축 속도가 빨라지고 강도도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금통위 안에서도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강하게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1월 인상 이후에도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에 한은이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인플레보다 코로나·경기 불확실성 고려해야" 지적도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경기 상황을 들어 기준금리 동결을 점치거나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은 코로나19 4차 유행과 공급 병목현상 등의 여파로 0.3%까지 추락했다.
더구나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확진자가 급증해 작년 12월 중순 이후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되고 글로벌 공급 차질 현상이 여전한 만큼, 자칫 기준금리 인상이 민간소비와 투자를 더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상황이 전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한은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보다 코로나를 더 고려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 얘기가 한창 나왔던 작년 11월만 해도 오미크론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 오미크론 확산으로 코로나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경기 부진 때문에 금통위가 더는 기준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할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국이 금리를 본격적으로 인상하기 시작하면, 하반기에는 환율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수출이 상당히 꺾일 수 있다"며 "따라서 금통위가 하반기 경기 부담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올릴 수 있을 때 올려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월 아니면 2월 한차례 인상의 기회가 있을 텐데, 2월은 대선 직전이라 1월에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shk999@yna.co.kr, pan@yna.co.kr,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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